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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영풍ㆍMBK, 시장교란해 지분 5% 확보…모든 수단 강구해 경영권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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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0-22 14:16:58   폰트크기 변경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기자회견…“영풍ㆍMBK 공개매수 법적하자”
“소송절차 남용ㆍ악용해…시세조정ㆍ시장교란 등 행위 법적 검토”


박기덕 대표이사 사장이 22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 고려아연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이 22일 영풍ㆍMBK파트너스(이하 MBK)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 5.34% 획득 과정에 대해 “소송 절차를 악용하고, 시장 교란 행위를 반복한 결과”라며 이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 사장은 이날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ㆍMBK의 시세조정과 시장교란에 대해) 이미 법적인 검토에 들어갔다“며 “수사와 조사를 통해 주가조작과 사기적부정거래 등 시장질서 교란이 규명되면, 영풍ㆍMBK의 공개매수는 그 적법성과 유효성에 중대한 법적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날 영풍ㆍMBK 연합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을 상대로 낸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기각 결정에 따른 회사의 입장을 전달하고,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향후 계획 등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고려아연은 “특정 세력이 주가를 조작한 의혹이 있다”며 단기간 주가 급락 사태의 경위를 조사해달라고 금융감독원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영풍ㆍMBK 연합의 시세조정ㆍ시장교란 등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기로 하고, 관련 내용을 준비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박 사장은 “영풍·MBK 연합이 자신들의 공개매수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보다 일찍 완료된다는 점을 이용해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투자자와 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방법으로 소송절차를 남용하고 악용했다”며 “공개매수와 동시에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금지를 구하는 1차 가처분을 제기하면서 대응 수단을 봉쇄하려 했고, 갑자기 이를 취하하고 동일한 내용의 가처분을 다시 제기해 심문 기일을 지연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에서는 목적을 가지고 고의로 유포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는 온갖 루머와 마타도어(흑색선전)가 난무했고, 이로 인해 고려아연의 주가는 널뛰기 그 자체였다”며 “그 중심에는 영풍ㆍMBK가 있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영풍ㆍMBK 연합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자체가 “원천 무효라고 생각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전날 MBK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가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칠 것”이라며 현 고려아연 경영진에 본안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서는 “모든 법적 절차를 강구해 대응할 것”이라며 “이미 두 차례에 걸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는 점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향후 벌어질 주주총회 표 대결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영풍ㆍMBK 연합은 앞선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5.34%를 확보하면서, 지분율을 38.47%로 늘렸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15.65%)와 우호세력(18.04%) 지분을 합한 34.05%보다 약 4.42% 많지만, 박 사장은 양측 모두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을 짚었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 베인캐피탈을 통해서는 지분 2.5%를 확보하기로 했다. 시장에선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 후 양측의 지분율 차이는 1∼3%로 좁혀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수치상으론 (영풍ㆍMBK 연합이) 우위에 있는 건 맞지만, 공개매수가 끝나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며 “지분 격차가 많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공개매수가 끝나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호세력은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과거 주총서 의결권 행사 여부를 보면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표 대결시 캐스팅보트로 여겨지는 국민연금(지분율 7.83%)에 대해선 “어떻게 판단할 지 예단하기 힘들다”면서도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률 제고 등 관점에서 판단하겠다고 했으니 그걸 믿고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우호 지분 추가 확보 계획과 관련해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추가 장내 매수 계획에 대해서는 “당장 어떤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대규모 차입으로 재무구조가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부채 비율이 20%인 우량한 회사였고, 이번 차입 때도 금융기관들이 내부 판단을 통해 차입을 승인해 객관적으로도 검증됐다”고 일축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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