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빌딩./사진: 영풍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영풍이 고려아연 측의 “영풍과 장형진 고문 측은 고려아연을 경영한 적이 전혀 없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영풍은 보도자료를 내고 “고려아연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며, 회사의 역사와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영풍에 따르면 두 회사의 역사는 194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황해도 출신 고(故) 장병희, 최기호 창업주가 동업으로 설립한 ‘영풍기업사’가 현재 영풍의 모태다. 영풍은 1974년 정부의 울산 온산비철금속단지 조성 당시 계열사 영풍광업과 공동 출자해 고려아연을 설립했다.
특히 영풍 설립 당시 최기호 창업주가 초대 회장을, 장병희 창업주가 2대 회장을 맡았으며, 장병희 창업주는 고려아연 사장직도 역임했다. 이후 경영 효율성을 위해 영풍과 전자계열사는 장씨 가문이, 고려아연은 최씨 가문이 각각 나눠 맡아 자율 경영을 이어왔다.
영풍은 “이 같은 내용은 고려아연 사업보고서에도 명시된 사실”이라며 “두 가문과 두 회사가 70여년의 세월동안 아름답게 이어온 ‘동업’의 정신을 한 순간에 깨트리고 건실한 회사를 망가트리는 건 최윤범 회장”이라고 지적했다.
2019년 고려아연 대표이사에 취임한 최 회장이 전체 주주의 이익보다 회사 사유화에 치중했다고 주장한 영풍은 “2022년과 2023년 두 해 동안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자사주 맞교환 등으로 16%의 지분 가치가 희석됐다”고 부연했다.
최 회장이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에 5600억원을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보고, 미국의 전자폐기물 재활용업체 이그니오 홀딩스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잘못 평가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특히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와 관련해서는 “최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3조6000억원의 회삿돈을 투입하려 한다”며 “이 중 2조6500억원은 외부 차입금으로, 수조원의 빚과 회사돈을 허공에 불태우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MBK파트너스와 함께 훼손된 거버넌스를 바로잡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것”이라며 “이는 적대적 M&A가 아닌 최대주주의 지배권 강화를 위한 경영 정상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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