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시멘트→2015년 삼표로 편입
2020년 누적 생산략 3억t 대기록
탄소중립 위해 1700억 ‘통큰 투자’
작년엔 건식 석탄재 사용기술 개발
2030년까지 배출량 21% 감축 목표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전경. /사진: 삼표시멘트 제공 |
[대한경제=서용원 기자]“이곳 작업자분들은 겨울에도 옷이 땀으로 흠뻑 젖습니다.”
초가을 날씨에도 소성로에 접근하자 사우나에 온 것처럼 강한 열기가 엄습했다. 안전을 위해 30m가량 떨어졌지만, 바로 앞에서 불을 쬐는 느낌이었다. 공장 관계자는 “소성로 온도는 최대 2000℃까지 올라간다”며, “이곳에서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가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소성로 7호기. /사진: 서용원기자 anton@ |
지난 23일, 강원도 삼척에 있는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에 들어서자 우뚝 솟은 높이 120m짜리 탑 2개가 눈에 들어왔다. 시멘트 생산에는 1500℃이상의 고열이 필요한데, 이 열을 처음 만들기 시작하는 ‘예열기’다. 꼭대기에서 유연탄과 폐연료 등 연료를 투입시키면, 연료들이 하강하면서 850℃까지 열을 생산한다. 예열 된 연료들과 열은 예열기 하단에 이어진 직경 5.7mㆍ길이 87m규모의 ‘소성로’(킬른ㆍKiln)에 투입돼 소성로를 1500∼2000℃로 가열한다. 회전하는 고온의 소성로에 석회석, 점토, 철광석 등 원료를 투입시키면 원료가 녹으며, 원료에서 나온 산화칼슘, 규소, 철 등이 서로 배합돼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가 만들어진다. 생산된 클링커는 1450℃가량으로 선풍기를 통한 냉각작업을 거쳐,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저장소인 ‘사일로’에 보관된다.
삼표 관계자는 “생산된 클링커를 분쇄해 석고와 혼합하면 시멘트가 된다”고 말했다.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의 예열기 6, 7호기. /사진: 서용원기자 anton@ |
1957년 옛 동양시멘트가 설립한 삼척공장은 대한민국 최초 시멘트 생산공장이다. 동양시멘트는 2015년 삼표그룹으로 편입됐다. 삼척공장에는 총 5개의 소성로가 있으며, 연간 960만t의 시멘트를 생산한다. 2020년에는 시멘트 누적 생산량 3억t을 달성했다.
생산된 시멘트는 삼척항을 통해 해상으로 유통된다. 삼표시멘트는 60억원을 투입해 업계 최초로 밀폐형 하역 설비를 구축했다. 삼표 관계자는 “저장소에서 선적까지 연결되는 밀폐형 설비를 통해 분진 방지는 물론, 날씨와 상관없이 선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표는 시간당 최대 900t, 1회 7000t까지 선적할 수 있는 시멘트 전용 화물선을 14척 활용하고 있다. 삼척항에는 하루 두 척이 오간다.
삼척항에 정박한 삼표시멘트 전용선. 밀폐형 설비(빨간색 원) 구축으로 분진 날림을 방지했다. /사진: 서용원기자 anton@ |
◆삼표시멘트, 친환경 설비투자 박차
삼표시멘트는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설비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지난해 총 1700억원을 투입하는 장기 계획을 세웠다. 시멘트 생산에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을 줄이고자 비산먼지 저감시설 등을 설치하는 것이 골자다. 2028년까지 설비 구축 등을 완료하고,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 이상 줄일 계획이다.
당장 내년에는 350억원을 투입해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예열기 후방에 SCR(선택적촉매환원)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삼표 관계자는 “SCR은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 등을 제거하는 설비로, 운영에만 연간 50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건식 석탄재를 시멘트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생산 공정에 적용했다.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연소하고 남은 석탄재(플라이애시)를 시멘트 부원료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클링커 생산에는 탄소가 배출되는데, 석탄재를 부원료로 사용하면 클링커 생산을 줄여 탄소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다.
배동환 삼표시멘트 대표는 “정부는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1% 줄이는 목표를 세웠지만, 삼표는 21%까지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료의 약 34%를 폐합성수지ㆍ폐타이어 등과 같은 순환자원으로 대체하는 등의 노력으로 지난해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8% 감축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설비 투자 등을 병행해 환경중심 경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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