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CI. 이미지: LG에너지솔루션 제공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캐즘) 영향으로 올해 3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하지만 전분기와 비교해 실적이 크게 개선되며 향후 실적 반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28일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448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8.7% 감소한 수치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129.5% 급증한 것이다. 시장 전망치(3292억원)도 36.2% 상회했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상의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4660억원을 제외하면 1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전분기 영업손실(2525억원)과 비교하면 적자폭이 대폭 축소된 것이다. 매출은 6조87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감소했으나, 전분기 대비로는 11.6% 증가했다.
이날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는 LG에너지솔루션 이창실 부사장(CFO), 장승권 전무(재무총괄), 이상현 상무(금융), 김경훈 상무(자동차 기획관리), 노인학 상무(소형전지 기획관리), 장성훈 상무(경영전략), 정재욱 기획관리담당, 최신근 ESS전지 기획관리담당이 참석했다.
▲이창실 CFO= 3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 동안 주요 메탈 가격이 안정화 흐름을 보임에 따라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이었으며, 두 자릿수의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12% 증가한 약 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먼저 자동차 전지 사업은 전분기 수준의 북미 지역 판매에 더해 주요 유럽 고객사 수요에 적극 대응한 결과 출하량이 확대되고, 분기 중 인도네시아 합작법인(JV) 실적의 반영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소형전지 사업 중 파우치는 신규 프리미엄 물량 증가로 매출이 증가한 반면, 원통형은 주요 전기차(EV) 고객사 배터리 수요 감소로 출하량이 축소돼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 사업은 전분기에 이어 전력망 프로젝트 수요에 적극 대응한 결과 출하량이 큰 폭으로 늘고 매출도 2배 이상 성장했다.
괄목할 만한 성과로는 새로운 폼팩터(제품 외형 및 크기)와 케미스트리를 기반으로 글로벌 OEM들과 총 160GWh(기가와트시)에 달하는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먼저 원통형 배터리 수주와 관련, 2028년부터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해 10년 간 총 50GWh 규모로 북미 지역에서 판매될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그간 원통형 제품은 EV 스타트업 위주로 공급해 왔으나, 이번 계약을 통해 글로벌 유수의 OEM 고객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됐다. 나아가 미국 현지에서 차세대 EV 수요에 대응 가능한 신규 원통형 제품을 공급하는 선도업체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 한편, 유럽 지역 상용차 모델을 대상으로 체결한 2개의 프로젝트는 총 109GWh 규모로 2026년 이후에 폴란드에서 양산, 공급할 계획이다.
Q. 올 4분기 실적과 내년도 시장 전망은.
이창실 CFO = 4분기는 북미 주요 고객사들의 연말 재고 조정에 따른 물량 감소와 하반기들어 하락세에 있는 주요 메탈가의 판가 반영이 일어나고 있어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다만, 유럽 OEM향 수요 개선과 스텔란티스 JV의 모듈 생산 속도가 확대되는 점은 고무적이다. 또한 북미 전력망 ESS향의 판매도 견조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매출은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은 시장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 업체들의 수출 증가 등의 여파로 시장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다음 주 예정인 미국 대선의 결과 또한 전기차 시장의 향방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Q. 주요 북미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이 올해 전기차 생산 목표는 유지했지만, 3분기까지 실제 판매량은 생산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해서 4분기 또는 내년에 재고 조정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GM의 연말 재고 조정에 따른 영향은.
김경훈 상무 = 당사는 GM JV의 재고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기존 설비 운영 효율화에 집중하며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고객사 역시 최근 연간 EV 생산 목표를 기존 가이던스(시장 전망) 하단으로 낮춰 제시한 바 있고, 연말 EV의 재고 건전화를 위해 배터리 구매 속도도 일시적으로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고객사의 EV 판매 실적이 유의미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GM JV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한 혼다 EV의 판매 또한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어,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텍스트 크레딧 대상 캐파 30~35GWh 수준의 연간 가이던스에는 부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Q. 2025년부터 유럽의 이산화탄소(CO2) 배출 규제가 강화되는 등 정책 방향에 일정 부분 변화가 있다. 유럽의 수요 모멘텀과 당사의 영향에 대해 궁금하다.
장성훈 상무 = 유럽의 CO2 배출 규제가 내년부터 현행 대비 20% 이상 강화될 예정이다. 탄소 배출 규제가 유럽 내 전기차 침투 확대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유럽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아직까지는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에 따라 내년도 유럽 시장 내 전기차 시장 성장률도 당사에서는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전압 미드니켈ㆍ리튬인산철(LFP) 제품에 대해 성능 및 가격 경쟁 우위 확보를 추진하고, 유럽 고객형 파우치 LFP 제품 공급과 EV 퍼포먼스 스탠다드 세그용 원통형 46 시리즈 공급을 통해 유럽 전기차 시장 내 지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참고로 현재 유럽 고객의 공급 예정인 보급형 제품들은 2026년부터 출시 예정이다.
Q. 수요 동향에 따른 지역별 당사 가동률 현황 및 전망은. 캐팩스(자본적지출) 집행 계획은.
정재욱 담당 = 3분기 전기차 파우치 물량 증가와 전력망 ESS 매출 증가로 폴란드와 중국 공장 생산량이 각각 확대되며 전사 가동률이 전분기 대비 소폭 개선됐다. 특히 상반기에 가동률이 가장 저조했던 폴란드 공장의 경우 주요 유럽 OEM들의 수요가 소폭 회복된 영향으로 가동률이 1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4분기에도 유럽 OEM향 물량의 점진적인 확대 영향으로 폴란드 공장이 개선된 가동률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요 고객사의 연말 재고 조정 등에 따라 미국 및 중국 공장의 가동률 개선 폭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진다.
Q. 전기차 수요 둔화와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LG에너지솔루션의 향후 캐파(CAPAㆍ생산능력) 운영이나 확장 계획에 변화가 있는지.
이창실 CFO = 급변하는 시장에서 기존 배터리 생산 시설을 기타 어플리케이션이나 신규 제품 라인으로 신속히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에 대해 대응하고 있다. 그리고 또한 기존 라인의 활용을 극대화해 공장 가동률을 개선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해야 고정비의 증가에 따른 여러 가지 수익성 부분을 커버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 같다.
특히 투자가 집중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북미도 신규 증설 규모의 신속한 축소 그리고 상황에 맞는 속도 조절을 통해 과잉 캐파를 막고 투자 로스를 줄여 나가고자 한다. 반면 ESS는 북미 전력망을 중심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수주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투자 효율 강화 관점에서 연결해서 EV용 캐파 여유분을 빠르게 ESS용으로 전환해 대응하고 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캐팩스 투자는 과거와 같은 패턴으로 할 수 없을 것 같다. 내년에는 올해 대비 캐팩스 집행 폭이 상당 수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필요성이나 효과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전략적으로 필수적인 투자에 한해서만 집행할 계획이다. 신규 증설 투자는 효율적으로 축소를 해 나갈 예정이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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