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대결 일단락…‘과반’ 실패
최 회장, 주총 소집 청구 거부 가능성
지분 7.83% 국민연금 ‘캐스팅보트’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ㆍMBK파트너스 연합의 공개매수 대결이 일단락됐다. 양측 모두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향후 경영권 분쟁은 주주총회 표 대결로 전환될 전망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23일 마감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총주식의 11.26%를 확보했다. 이 중 소각 방침인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수율은 9.85%이며, 우군인 베인캐피털이 1.41%를 추가 매수했다. 이로써 고려아연 측 우호 지분은 기존 33.99%에서 35.4%로 증가했다.
반면 영풍ㆍMBK 연합은 지난 14일 공개매수를 통해 38.47%의 지분을 확보했다.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3%포인트로 좁혀졌다. IB업계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소각 이후 최종적으로 고려아연 측이 40%대 초반, 영풍·MBK 측이 42%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영풍·MBK 연합은 이날 14명의 신규 이사 선임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했다. 현재 이사진은 최윤범 회장 측 12명과 영풍·MBK 연합 측 1명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최 회장 측이 임시주총 소집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법원 허가 절차를 밟으면 실제 주총 시기는 내년 초 또는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 밀릴 수 있다.
주총 표 대결에서는 6월 말 기준 7.83%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장기적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의 법적 공방도 격화될 조짐이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연합을 주가조작 등 혐의로 금감원에 진정했으며, 검찰 고발도 검토 중이다. 반면 MBK·영풍 연합은 “최 회장의 전횡과 경영 난맥상을 해소하기 위해 지배구조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강주현 기자 kangju07@dnews.co.kr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