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투입 국가 R&D 기술 실증
상서 하이패스IC 공사현장에 적용
멀티드론ㆍ무인지상차량 측량작업
대형 건설 중장비가 자율작업 수행
CCTV 위험인식 AI 기술도 선보여
30일 경부고속도로 신탄진휴게소 내 상서 하이패스 IC 건설현장에서 도저, 그레이더 등 건설기계가 관제센터로부터 수신된 작업계획에 따라 무인으로 정밀한 포설 및 평탄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 사진: 한국도로공사 |
[대한경제=김민수 기자]국가가 2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개발한 스마트 건설기술이 연구실을 넘어 실제 고속도로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사장 함진규)는 30일 경부고속도로 신탄진휴게소 내 상서 하이패스 IC 건설현장에서 국가 연구ㆍ개발(R&D) 사업을 통해 개발한 스마트 건설기술의 현장 실제 적용 성과를 공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시연에는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 대한토목학회,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등의 주요 관계자를 비롯해 건설산업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청년토목인인 토목학회 대학생 위원회에서도 대거 참석했다.
국토교통부는 2020∼2025년 총 6개년간 135개 산ㆍ학ㆍ연 기관과 1094명의 연구진, 총 사업비 1950억원이 투입되는 스마트건설기술개발 국가 R&D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 5년차인 지금 140개 기술을 개발했으며, 초기부터 실제 현장 테스트베드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 사업의 총괄기관을 맡아 공공건설 시장 중 규모가 가장 크고 기술 축적이 많이 이뤄진 도로 분야에서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시연회에서는 그간 개발된 토공자동화, 스마트 안전, 플랫폼 등 스마트 건설기술이 실제 도로 건설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종합적으로 선보였다. 앞서 도로공사는 지난해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 토공사 건설장비의 무인 자동화를, 올해 8월에는 스마트 안전기술을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종합시연 무대가 된 상서 하이패스 IC 설치 공사는 국내 최초로 설계자 주도형 턴키로 추진 중인 프로젝트다. 토공 자동화 기술 등이 설계 단계에서부터 반영돼 시공에 활용됨으로써 트랙레코드를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연구실의 문턱을 넘어 연구성과를 현장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례라는 점에서 이번 종합시연의 의미를 지닌다.
먼저 건설현장의 무인 자동화 작업을 위해 멀티 드론과 무인지상차량(UGV)을 이용한 디지털 측량과 고정밀 지도 작성이 이뤄졌다. 이어 로보틱 장비의 두뇌 역할을 하는 지능형 건설장비 관제시스템을 통해 육중한 도저, 모터그레이더, 진동롤러, 타이어롤러 등과 같은 대형 건설 중장비가 무인으로 자율작업을 수행했다.
멀리 떨어진 원격지의 본부에서는 공사, 공정, 안전 등 전 과정을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공사관리를 진행하고, 디지털 데이터를 운용하는 플랫폼 기술을 직접 실행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시연회에 참석한 산‧학‧연 주요 관계자들과 대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한국도로공사 |
건설현장의 위험을 감지하고 통제하거나, 현장의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하고 모니터링하는 안전 향상 기술도 소개됐다. 전자기파로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위험 구역 침입을 실시간 관리하는 ‘스마트 펜스’를 비롯해 건설현장에서 중대재해를 유발하는 떨어짐, 물체에 맞음, 끼임 등 고위험 작업에서 폐쇄회로TV(CCTV) 영상으로 위험 상황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알려주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시연했다.
생체, 위치 및 활동 정보에 기반한 작업자의 안전 및 건강 상태, 위험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 기술, 로봇 개와 드론을 통한 스캐닝 기술로 육안 관찰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비계와 동바리의 설치 간격, 연결 상태 등을 자동으로 검지하고 구조 안전성까지 평가하는 기술 등이 주로 시연됐다.
국가 R&D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조성민 한국도로공사 스마트건설사업단 단장은 “디지털 데이터 기반의 생산적인 스마트건설기술 생태계가 구축되면 건설산업의 혁신 도구가 될 것”이라며, “현장이 납득하는 기술을 개발해 실제 사업에 적용함으로써 연구개발의 성과가 산업계로 전이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상용화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kms@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