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3.8조 그쳐

HBM3E 개선ㆍHBM4 개발 박차

자료 : 삼성전자 제공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경쟁에서 초격차 입지를 회복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개선 제품 준비와 함께 HBM 기술 경쟁의 전환점이 될 6세대 HBM4 개발을 위해 이른바 ‘적과의 동침’까지 수용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인 HBM 사업을 정상궤도로 끌어올려 반도체 수퍼사이클에 올라타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31일 3분기 매출 79조1000억원, 영업이익 9조18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부문별로는 디바이스솔루션(DS), 디바이스경험(DX)이 7조원대 영업이익을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은 매출 29조2700억원, 영업이익 3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메모리 사업은 인공지능(AI)ㆍ서버용 수요에 대응해 HBM, DDR5, 서버용 솔리드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확대되면서 직전 분기보다 매출이 2% 늘었다. 다만 재고평가손 환입 규모 축소와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 달러 약세에 따른 환영향 등으로 이익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SoC(System on Chip)는 플래그십 제품의 신규 고객사 확보로 판매량이 증가했다. 시스템LSI는 매출 극대화ㆍ재고 최소화로 매출이 늘었지만 일회성 비용 증가로 부진한 실적을 냈고, 파운드리는 모바일ㆍPC 수요 회복이 기대보다 부진하면서 직전 분기보다 실적이 감소했다.

하지만 DS부문은 일회성 비용 반영 규모가 1조원대로 추정됐고,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적자 폭이 1조원대임을 감안하면 메모리 부문은 시장의 우려보단 선방했다는 평가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매출 44조9900억원, 영업이익 3조3700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신제품 출시에도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SDC)는 매출 8조원, 영업이익 1조5100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고객사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대응과 TVㆍ모니터의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전 분기 대비 판매량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했다.

하만은 매출 3조5300억원, 영업이익 3600억원을 기록했다. 소비자 오디오 제품 판매 확대와 원가 구조 개선에도 전 분기 대비 실적이 나빠졌다.

삼성전자는 4분기 DS부문 성장 전략으로 HBM 기술력 확보를 꼽았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주요 고객사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과제에 맞춰 HBM3E 개선 제품도 준비하고 있다”며 엔비디아 맞춤형 공략을 예고했다.

아울러 연구개발(R&D) 비용 집행 규모도 늘려가기로 했다. 1분기 7조8200억원, 2분기 8조500억원에 이어 3분기에는 8조8700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3분기 시설투자 금액도 12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000억원이 증가했다. 사업별로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10조7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원 등이다. 특히 메모리 분야의 시설 투자는 HBM과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에 중점을 두고, 적자를 이어온 파운드리는 시황과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투자 규모를 축소하는 방침을 정했다.

DX 부문의 성장 전략은 고부가ㆍ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초점을 맞췄다. 모바일은 연말 성수기를 겨냥한 갤럭시Z폴드6ㆍ플립6, 갤럭시S24 시리즈 등 AI 스마트폰 판매를, 생활가전은 연말 TV 수요 회복에 맞춰 주요 유통사와의 협업해 프리미엄ㆍ대형ㆍ라이프스타일 TV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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