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승수 기자]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핵연료 잔해가 처음으로 원자로 격납용기 밖으로 꺼내졌다.
도쿄전력은 2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사고 원자로 안에 있는 핵연료 잔해(데브리) 극소량을 2011년 사고 후 처음으로 격납용기 밖으로 꺼냈다고 밝혔다.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외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에서 크기 5㎜ 정도의 핵연료 잔해를 꺼냈다.
핵연료 잔해가 원자료 격납용기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전력은 핵연료 잔해의 방사선량을 이르면 5일 측정해 회수할지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방사선량이 위험 수준을 넘으면 회수하지 않고 핵연료 잔해를 다시 격납용기 안에 되돌려둔 것이란 게 도쿄전력의 계획이다.
회수 결정이 내려지면 전용 금속용기에 넣은 뒤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의 이바라키현 연구소로 옮겨 수개월간 원소 분포 등을 분석하게 된다.
앞서 도쿄전력은 사고 13년여 만인 지난 8월 핵연료 잔해의 시험 반출 작업에 착수했지만 실패했다. 조립 실수와 카메라 고장 등으로 실패를 반복했는데 이번에 격납용기 밖으로 핵연료 잔해를 꺼낸 것이다.
도쿄전력은 거듭된 실패를 통해 약 22m 길이의 신축형 파이프 장치를 개발, 파이프 끝에 부착한 손톱 형태 장치를 이용해 핵연료 잔해를 잡아서 꺼냈다.
하지만 잔해 모두를 꺼내는 방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이번에 방사선량 검사 이후 잔해 회수를 성공한다 하더라도 향후 원전 폐기까지는 안갯 속이다.
핵연료 잔해 회수 작업이 원전 작업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현재 오는 2051년께 후쿠시마 제1원전을 폐기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핵연료 반출 작업이 지연되면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또 핵연료 잔해를 전부 반출하지 않으면 사고 원자로로 유입되는 빗물, 지하수로 인한 오염수 추가 발생이 불가피해 오염수의 해양 방류 기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승수 기자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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