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쿠팡이 나홀로 성장을 이뤄낸 배경에는 로켓배송이 만든 충성고객이 꼽힌다.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로켓배송ㆍ로켓프레시ㆍ로켓그로스ㆍ마켓플레이스) 활성고객은 2250만명으로 지난해 동기(2020만명) 대비 11% 늘었다. 2분기(2170만명)보다도 80만명이 증가했다. 활성고객은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고객을 뜻한다. 이들의 1인당 매출은 43만2160원(318달러)로 전년 대비 8% 늘었다. 2분기(42만3400원)와 비교해도 소폭 증가했다.
와우 회원의 주문 빈도는 비회원 고객 대비 9배 많고, 가장 오래된 와우 회원의 평균 지출은 신규 회원 대비 2.5배 많다. 익일배송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군이 늘어난 영향이다. 입점 판매자 상품을 로켓배송하는 로켓그로스의 주문량과 판매자수, 전체 거래액은 각각 130% 이상 성장했다. 활성고객 수와 구매액이 증가하면서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매출은 9조3650억원(68억91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성장사업 부문도 외형을 키우는 동시에 손실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쿠팡의 성장사업 부문(대만ㆍ쿠팡이츠ㆍ파페치ㆍ쿠팡플레이 등) 3분기 매출은 1조3250억원(9억75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356% 성장했다.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전년 동기 2107억원에서 21% 줄어든 1725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익성 지표는 나빠졌다. 신규 고객과 서비스 확보를 위해 투자한 결과다.
쿠팡의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6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48억원) 대비 62% 감소했다. 지난해 1∼3분기 42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던 것과 달리 올해는 88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전국 물류 인프라 투자에 나서면서 잉여현금흐름은 57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7020억원의 흑자를 냈던 것과 대비된다. 3분기에만 5205억원을 투자한 영향이 컸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자본 지출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진행하는 인프라 투자와 관련한 것”이라며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미래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투자에 따른 손실이 예상 가능한 범위에 있고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을 내놨다. 지난해 12월 인수한 명품 플랫폼 파페치가 대표적이다. 2023년 3분기까지 6800억원을 마련하지 않으면 부도가 날 위기에 처한 파페치를 인수하면서 쿠팡 주가가 5% 이상 떨어지는 등 시장의 의구심이 짙었다. 그러나 이번 분기 파페치의 조정 EBITDA 손실은 27억원으로 2분기(424억원) 대비 대폭 줄었다. 파페치 인수 후 손익분기점에 가까운 수익성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에 근접했다.
투자 확대로 잠재력이 큰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만 해도 활성 고객 중에서 쿠팡이 제공하는 20개 상품군 중 9개 이상에서 구매하는 고객 비중이 2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와우회원 대상으로 쿠팡이츠에서 고객이 내는 음식배달비를 없앤 성과도 투자 자신감에 한몫을 했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1월 553만명이었던 쿠팡이츠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지난달에는 883만명으로 60% 늘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로켓배송에서 아직 제공하지 않은 상품군이 많은데 고객 수요가 많은 럭셔리 뷰티 접근성을 높인 알럭스(R.LUX)를 시작으로 앞으로 더 많은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수아 기자 moon@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