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희용 기자]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결정되며 글로벌 통상 질서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한국무역협회(회장 윤진식, 이하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6일 발표한 ‘2024 미국 선거와 통상환경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대중국 견제와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관세 조치를 예고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짐에 따라 글로벌 통상환경은 다시금 혼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하고 최혜국대우 혜택인 항구적정상무역관계(PNTR) 철회도 불사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멕시코를 통한 중국 상품 우회수출도 적극 차단하겠다고 밝혀, 바이든 정부의 ‘디리스킹’ 기조를 넘어 미중 디커플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 등 바이든 정부 임기에서 발효된 산업지원 정책도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IRA을 ‘녹색사기’로 규정하고 폐기를 공언해왔다. 다만, 친환경 투자가 많이 이뤄진 주의 공화당 의원들이 반대할 가능성이 있어, 의회 통과가 어려울 경우 행정명령을 통한 세제혜택 축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정부는 ‘제조업 르네상스’를 내세우며 해외자본 투자유치에는 긍정적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를 통해 미국 내 제조업 활성화를 유도해 산업경쟁력 강화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미국산과 미국인을 우대하는 정책인 ‘바이 아메리칸, 하이어 아메리칸(Buy American, Hire American)’ 정책 강화를 위한 규제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고서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 심화로 중국 상품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편관세의 경우 모든 수입품에 동일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수입품 간 경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 실적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상현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트럼프 후보가 강력한 관세조치를 예고하고 있지만 이미 미국은 대중국 견제와 자국중심주의 강화에 초당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달라진 의회 정치 지형을 고려해 통상입법 동향을 적극 모니터링하고 분야별 영향을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또 “트럼프 후보는 재임 시절 한국기업의 미국 투자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한국의 산업경쟁력과 한미 협력에도 높은 관심을 표했다”며 “한국과 한국기업의 전략적 가치를 미국 조야에 이해시키는 데 무협이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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