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한경제=조성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명태균씨와의 통화 녹취 파문, 김건희 여사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여야는 확연히 다른 반응을 내놨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끝난 후 입장문을 내고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진솔하고 소탈하게 말씀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께 걱정 끼쳐드린 데 대해 모든 게 본인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겸허히 사과하셨다”며 “국민 여러분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 쇄신 의지와 당정 소통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인적 쇄신도 적절한 시점에 하실 것으로 말씀하셨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논란과 의혹에 대해 진솔한 태도로 설명을 주셨다고 평가한다”면서 “오늘 대통령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을 계기로 우리 국회도 정쟁을 중단하고, 시급한 민생을 보살피고 외교·안보 현안을 챙기는 본연의 일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내 친한계를 중심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요구했던 사안들에 대해 확실한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친한계는 그동안 대통령이 김 여사 특검에 버금가는 조치를 선제적으로 내놔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추 원내대표가 즉각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것에 반해 한 대표는 기자회견 이후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대통령 담화가 끝난 후 잇달아 비판 목소리를 내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출범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내용을 자세히 못 봐서 입장을 말씀드리기 이르지만,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국민께서 그렇게 흔쾌히 동의할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두고 “사법 작용이 아닌 정치 선동”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법 앞에 모든 국민은 평등하다고 하니 당연히 의문이 있으면 누구든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SNS에서 “오늘 회견을 요약하면 김건희 여사는 순진한 사람이고 김 여사 비판은 침소봉대를 넘은 악마화”라며 “또 김건희 특검은 위헌이라고 하는 등 윤 대통령은 사실 인정도, 진솔한 반성도 하지 않고 되려 국민을 꾸짖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SNS에서 “술자리에서 허세 많은 선배가 일방적으로 잡담하는 수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자백들도 나왔다”고 직격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SNS를 통해 “대통령의 김건희 여사, 명태균 의혹 해명은 다 거짓말”이라며 “국민의 분노와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라 일개 범부로서 김건희 변호사를 보았을 뿐”이라며 “대통령직의 엄중함을 망각한 대통령이 스스로 임기 후반기 하산길을 재촉하고 있다”고 쓴소리했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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