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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악화ㆍ조업정지…휘청이는 영풍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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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1-12 21:00:21   폰트크기 변경      

고려아연, 3분기 영업익 6.5%↓
영풍, 석포제련소 중단 초유사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사진: 고려아연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국내 재계 32위 영풍그룹의 두 축인 고려아연과 영풍이 그룹 안팎으로 겹악재를 맞으며 흔들리고 있다.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실적까지 악화됐고, 영풍은 핵심사업장인 석포제련소 조업 2개월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12일 고려아연은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4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감소했다고 밝혔다. 환율과 런던금속거래소(LME) 아연 가격 하락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고려아연의 주력 제품인 연(Lead) 가격만 봐도 3분기에 t(톤)당 2028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0달러 이상 하락했다.

온산제련소 시설보수 비용도 3분기에 반영되며 수익성 악화를 부채질했다. 고려아연은 앞선 2분기에 아연 정광 수급이 지연돼 생산량 조절이 불가피해지자 시설 보수 작업을 앞당겨 진행했고, 관련 비용을 작업이 마무리된 3분기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8% 증가한 3조2066억원을 기록하면서 한숨 돌렸다. 

최근 지분을 늘린 영풍ㆍMBK파트너스 연합(이하 MBK 연합)에 맞서기 위한 경영권 방어 전략은 아직 구체화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MBK 연합은 지난달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 이후 장내매수를 통해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고, 1.36%를 추가 매입해 39.83%의 지분을 확보했다. 의결권 기준 지분율은 45.42%에 달한다.

이에 맞서 고려아연은 지난달 말 자사주 소각 후 발행주식 전체의 20%에 육박하는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 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등으로 악화된 주식 유동성을 되살리고, MBK 연합의 지분을 희석해 주주총회 등에서 있을 표 대결의 약세를 극복하려는 목적이 반영됐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앞서 진행했던 자사주 공개매수와 반대되는 성격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는 점에서 ‘부정거래 소지가 있다’며 조사에 나서고,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유상증자엔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날 고려아연은 컨퍼런스콜에서 유상증자에 대해 “시장의 상황 변화와 기관투자자, 소액 투자자들의 우려, 감독 당국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등 예상치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무겁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머지않은 시점에 내부 논의와 시장의 피드백을 수렴해 주주들의 우려와 당국의 요구를 검토해 다시 계획을 발표하겠다”며 “공모 외에 다른 방법을 통해 부작용 해소를 위한 여러 고민을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영풍 석포제련소./사진: 영풍 제공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영풍이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은 건 마찬가지다. 조업정지 처분취소 소송이 대법원에서 기각돼 조업정지 1개월 30일 처분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2019년 오염방지시설을 거치지 않은 폐수 배출시설을 설치ㆍ이용한 것이 이번 영업정지 처분의 원인이 됐다. 앞서 10일 조업정지 처분을 받은 적은 있지만 2개월이나 조업이 중단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6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영풍의 실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영풍이 고려아연(56%)에 이어 국내 아연시장을 37% 점유하고 있는 2위 사업자라는 점에서 국내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도 상당할 전망이다. 아연은 일반적으로 철강재의 보호 피막으로 사용된다. 강관, 강판, 철선, 철 구조물 등의 소재에 표면처리를 위한 도금용으로 사용된다. 공급이 줄어들면 철강 생산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자동차와 건설 등 다양한 업계로 피해가 확장될 수 있다.

영풍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도 “국내 제련소 중 하나가 가동이 멈추는 만큼 내수 수요는 저희가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수요 대응을 준비하기로 했다.


한편, 영풍은 이날 고려아연의 이그니오홀딩스 인수와 관련해 의혹을 제기했다. 5800억원에 인수한 이그니오가 4개월 만에 자본이 110억원에서 마이너스(-) 19억원으로, 매출액은 637억원에서 29억원으로 급감했다는 점에서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트레이딩 부문 매출을 포함하면 당시 매출액은 637억원이 맞고, 인수가는 매출의 9배 정도로 적절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그니오홀딩스를 통해 미국 내 전자폐기물을 수거하고, 중간재를 생산하는 게 동(구리) 생산량 확대에 중요하다고 짚었다.


3분기 고려아연의 동 매출액이 100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7% 증가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등으로 친환경 동 생산 확대에 기울여온 노력이 결실로 이어졌다는 설명에서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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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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