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한 ‘2024년 미국 선거와 글로벌 경제통상환경 변화 세미나’에서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있다. / 한국무역협회 제공 |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트럼프 재집권을 앞두고 한국 수출기업들의 ‘생존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경고음이 나왔다. 상·하원마저 공화당이 장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미 수출기업들은 ‘제2의 통상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13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2024년 미국 선거와 글로벌 경제통상환경 변화 세미나’를 개최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두산에너빌리티, 세아제강 등 주요 대미 수출기업 150여개사가 대거 참석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트럼프 재집권이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진단했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을 문제 삼아 132년 만에 대선 패배 후 재선에 성공했다”며 “공화당의 상ㆍ하원 장악이 유력한 상황에서 감세법안 연장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소폐기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연구실장은 “트럼프 취임 즉시 관세정책을 통한 무역수지 적자 해소에 나설 것”이라며 “1기 때와 달리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보편관세 부과는 물가상승과 달러 강세를 초래해 미국 경제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성대 무협 통상연구실장은 “정권 교체로 기대했던 이익이 줄고, 다양한 관세조치로 통상환경이 악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도 “냉철하게 득실을 따져보고 한국과의 파트너십 가치를 적극 설명해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조상현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을 좌장으로 박지형 서울대학교 교수, 강준하 홍익대학교 교수, 서정건 경희대학교 교수,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연구실장이 참여했다. 이들은 미중 통상마찰 전망과 글로벌 통상환경, 기후변화 정책변화, 감세 정책 등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정책 변화를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인호 무협 부회장은 “그동안 양국 지도자들은 한미 안보ㆍ경제동맹의 성과를 높이 평가해왔으며, 트럼프 당선인도 우리 기업의 가치를 인정하고 양국 간 협력의 실익이 크다는 점을 잘 알 것”이라며 “행정부와 연방의회를 공화당이 모두 장악한 만큼, 변화된 정치지형에 맞춰 대미 아웃리치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미국의 보편관세 부과, IRA 개정, 미중 디커플링 심화 등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분석이 이뤄졌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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