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11·5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 선언 방송을 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진용이 미국 대통령 선거(5일)가 치러진지 일주일 만에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번 내각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보수 언론 폭스 뉴스의 진행자 등 대선 과정서 트럼프를 적극 지원한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끈다.
1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머스크를 차기 행정부 ‘정부효율부’ 수장에 내정했다. 인도계 출신 기업가이자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비벡 라마스와미도 머스크와 함께 정부효율부를 이끌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훌륭한 이들 두 미국인은 함께 나의 행정부를 위해 정부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고, 낭비되는 지출을 삭감하고, 연방 기관을 재건하기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면서 “이는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 운동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 체제에서 머스크의 영향력은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14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를 방문할 예정인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회동 때도 머스크가 함께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외교 분야에서까지 머스크가 영향력을 끼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국가 안보와 통상 등 민감한 문제까지 논의되는 정상 간 대화에 사업가인 머스크가 참여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2기 첫 국방부 장관에는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를 지명했다.
그는 미네소타에서 태어나 프린스턴 대학과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학사, 석사 학위를 받은 헤그세스 지명자는 대학 학부 졸업후 월가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에서 분석가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주방위군 예비군 장교로 임관했다.
미네소타 주방위군의 일원으로서 미군의 테러 용의자 수용소가 있던 쿠바 관타나모와 전장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했다.
군통수권자인 대통령 바로 아래 위치에서 세계 최강 미군을 지휘할 실무 총책임자인 국방장관직에 40대 영관급 예비군 장교가 발탁된 것은 파격으로 해석된다.
헤그세스는 2012년 연방 상원의원(미네소타)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2014년 외부 논평원으로서 폭스뉴스와 인연을 맺었다.
2016년 대선 공화당 경선때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차례로 지지했다가 최종적으로는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했고, 그 이후부터 강력한 트럼프 지지자로 활동해왔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그가 키를 잡고 있는 한 미국의 적들은 ‘우리(미국) 군대는 다시 위대해질 것이며, 미국은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는 경고장을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집권 2기 외교ㆍ안보 라인에는 헤그세스와 마이크 왈츠(국가안보보좌관), 존 랫클리프(중앙정보국 국장) 등 이른바 ‘충성파’ 인사들이 전면에 포진됐다. 외교를 책임질 국무장관에는 루비오 상원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는 존 랫클리프에 대해 “(힐러리) 클린턴 선거운동을 위한 가짜 ‘러시아 공모’를 폭로하는 것부터 해외정보감시법(FISA) 관련 법원에서 시민의 자유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남용을 적발하는 것까지, 존 랫클리프는 항상 미국 대중과 함께 진실과 정직을 위한 전사였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를 지명했다.
놈 지명자는 남부 국경에서의 강력한 단속과 함께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 등 트럼프 당선인의 이민 공약 수행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 역시 지난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됐던 충성파 중 한 명이다.
한편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수지 와일스 최근 공화당 후원자들과 비공개 모임에서 정부를 대변혁(revolutionize)할 수 있는 기간은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 4년이 아닌 다음 중간선거까지인 2년이라고 강조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가 취소한 트럼프 1기 당시 행정명령 몇 개를 재시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 2021년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주요 무슬림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 금지, 파리 기후 협정 탈퇴 등 트럼프 당선인이 1기 때 취한 조치를 취소한 바 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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