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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억~40억대 김환기 vs 10억~15억대 김창열 그림....경매시장 '쩐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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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1-13 14:00:26   폰트크기 변경      
서울옥션 19일, 케이옥션 20일 잇달아 경매...유명 미술가 작품 220여점 177억원 규모 출품


‘한국미술시장의 블루칩’ 김환기와 이우환, 김창열의 수작을 비롯해 K-아트의 대표적 미술 장르인 단색화, 운보 김기창의 군마도, 추사 김정희의 편지, 일본 팝아트 대가 요시토모 나라의 오리 그림 등 고가 미술품 220여점이 미술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오는 19일 경매회사 서울옥션을 시작으로 20일 케이옥션이 차례로 벌이는 경매를 통해서다. 두 회사가 내놓은 작품의 추정가 총액은 약 177억원. 지난달 기획 경매와 거의 비슷한 규모다.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회사는 큰손 컬렉터들의 치열한 유치전를 통한 낙찰총액 경쟁을 벌인다.

‘아트테크’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작가들의 작품인 데다 미술경기 회복 후 작품값이 오르고 환금성도 좋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매에 도전해볼 만하다.

◆24억~40억원대의 김환기 전면점화

두 회사는 미술 애호가들의 ‘식욕’을 자극하는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경매의 ‘메인 메뉴’로 올렸다.

김환기의 1972년 작 전면점화 ‘18-Ⅱ-72 #221’.                                   사진= 서울옥션 제공

서울옥션은 오는 19일 서울옥션 강남센터 6층에서 김환기의 그림을 비롯해 요시토모 나라, 박서보 등 거장들의 수작 91점(약 83억원)을 경매에 부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김환기의 1972년 작 전면점화 ‘18-Ⅱ-72 #221’이다. 세로 48.1cm, 가로 145.3cm 크기의 대작으로 추정가는 24억~40억원이다. 청록색을 사용한 커다란 두 개의 부채꼴 형태의 화면이 교차하면서 전체적인 구도의 안정감을 준다. 화면의 비율과 방향, 채색 순서에 변화를 준 것이 특징이다.

이옥경 서울옥션 부회장은 “김환기의 작품은 미술사적 가치가 탄탄한 만큼 국내외 경매시장에서 회화분야 최고가 1위부터 10위까지를 석권하고 있다”며 “이번 출품작 역시 한국 미술사에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소장 가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일본 화가 요시토모 나라가 독일에 거주하던 시기 제작한 오리 그림도 ‘덕클링, 더 타넨바움 앰배서더(Duckling, the Tannenbaum Ambassador)’도 내놓았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사용되는 녹색 전나무와 노란색 오리를 사실적으로 응축해낸 작품이다. 비교적 단순한 구성이지만 감정을 표출하는 동물의 모습을 통해 작가의 고독함과 순수함을 느낄 수 있다.

일본작가 우메하라 류자부로가 한국 최초 여성 무용가 최승희의 모습을 담아낸 그림도 입찰대에 올린다.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에서 처음 공개된 작품으로 ‘춤추는 최승희’란 제목이 붙었다. 외국 화가의 시선으로 무당춤을 추는 최승희의 몸동작을 생생하게 포착한게 흥미롭다. 단색화의 대가 박서보의 ‘묘법 No.061207’ 도 출품됐다. 지난해 타계한 박 화백이 혼신을 다해 작업한 연두빛의 색채가 돋보이는 대작이다.

이 밖에 핸드백, 시계 등 럭셔리 품목 총 8점이 경매에 오른다. 까르띠에 시계 중 희소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Crash’ 가 눈길을 끈다. 럭셔리 전문 케어 서비스 ‘더 컨시어지’의 감정 및 감가를 통해 출품작을 골랐다는 게 서울옥션 측의 설명이다.

전시 프리뷰는 경매 당일인 19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진행된다. 관람료는 없다.

◆10억~15억원대 김창열의 ‘물방울’
김창열의 200호 크기  대작 '물방울'                                                        사진=케이옥션 제공 

케이옥션은 K-아트의 전통과 현대성을 결합한 작업을 선보인 인기 작가들의 작품 경매에 초점을 맞췄다. 김환기와 이우환은 물론 윤형근, 이대원, 김종학, 서승원 등 한국미술의 간판 스타들의 작품 133점(약 94억원)을 오는 20이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경매한다. 케이옥션은 김창열의 ‘물방울’ 시리즈 다섯 점을 풀어놓는다. 경매 도록을 장식한 1976년작 ‘물방울’은 200호 크기의 대작으로 추정가는 10억~15억원이다. 극사실주의 방식으로 그렸지만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는 형태를 띄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인내성과 몰입도를 엿볼 수 있다. 손이천 홍보이사는 “김창열의 물방울은 단순한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감상자들에게 깊은 명상적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며 “물방울은 일종의 '무(無)'를 상징하는 동시에 존재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담고 있어 보는 사람마다 다른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매력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우환의 작품도 일곱 점이나 경매에 올린다. 거대한 갠버스에 사각형 회색 점 하나가 찍힌 100호 사이즈의 ‘대화’ 시리즈 작품(12~14억원)과 두 개의 회색점을 또 다른 작품 ‘대화’(10억5000만~14억원)가 나란히 출품됐다. 두 작품 모두 추정가가 10억원을 넘는 고가 작품이어서 이날 경매에서 최고가를 쓸지 주목된다.

한국 미술의 전통에 현대성을 접목한 작업으로 근현대 미술사를 개척해온 도상봉, 황염수, 이대원, 김종학의 작품도 새 주인을 찾는다.

평생동안 꽃과 백자를 즐겨 그린 도상봉의 1967년작 ‘정물’은 추정가 7000만~1억2000만원에 출품됐고, 김환기가 종이에 사슴과 자연의 풍경을 그린 작품, 강렬한 색채와 붓 터치가 돋보이는 색채화가 이대원의 ‘농원’ 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경매한다.

경매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프리뷰 행사는 오는 20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진행된다.
김경갑 기자 kkk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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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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