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개장한 스타필드마켓 죽전점 내 이마트에 고객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 이마트 제공 |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이마트가 2021년 1분기 이후 3년여 만에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올해 3월 회장에 오른 후 끊임없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면서 이마트와 주요 자회사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효과다. 다만, 내수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온ㆍ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매출을 키워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이마트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117억원으로 지난해(779억원) 대비 43.4% 늘었다고 14일 공시했다. 상반기 흑자 전환에 이어 3분기에도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면서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지난해(386억원) 대비 3배 이상(222%) 증가한 1242억원을 달성했다.
이마트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2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 매출(2340억원)은 5.3% 늘었다. 영업이익은 2020년 3분기 이후 4년 만에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가 효자 역할을 했다. 트레이더스는 3분기 영업이익 344억원으로 전년(264억원) 대비 30% 성장했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871억원) 또한 85% 증가하면서 이마트 별도 영업이익 증가분의 86%를 차지했다.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매출(-4.4%), 영업이익(-3.8%)이 감소했지만,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최우선 과제인 고객 유입 확대에 성공했다. 이마트를 방문한 고객은 1분기(3%), 2분기(2%)에 이어 3분기(2%)에도 늘었다. 객수가 늘어난 데는 스타필드마켓 죽전과 같은 공간 혁신 작업이 주효했다. 대형마트의 강점인 신선식품 구색을 확대하고, 그 외 상품군은 우량 임차 브랜드로 대체했다. 스타필드마켓 죽전은 8월 29일 재개장 이후 9월 말까지 방문 고객이 지난해 동기 대비 49%, 신규 고객은 180% 늘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8% 뛰었다.
▲자회사들 수익성 개선 돋보여
주요 자회사도 수익성 개선 노력을 이어오며 성과를 냈다.
자회사 중 최대 실적은 SCK컴퍼니에서 나왔다. SCK컴퍼니는 3분기 매출 7875억원, 영업이익 66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8%, 33.3% 늘었다. 폭염과 늦더위 영향으로 아이스 음료 매출이 늘었고, 43개 점을 추가 개설하면서 영업이익도 늘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는 매출(1871억원)과 영업이익(194억원)이 각각 27.5%, 30% 늘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투숙률이 개선됐고, 리테일 사업을 통해 수익성 증대도 이끌었다. 신세계푸드는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해 지난해 대비 7억원 증가한 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만년 적자’ 꼬리표가 붙은 SSG닷컴은 지난해 3분기 영업적자 307억원에서 올해 165억원으로 142억원을 줄였다.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일회성 비용 76억원이 발생했지만, 수익 위주로 사업을 운영한 결과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지난해 3분기 31억원 영업적자에서 올해는 1억원으로 줄이면서 분기 흑자를 눈앞에 뒀다.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인 노브랜드 상품과 연계한 편의점 모델을 확대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올해 노브랜드 연계 편의점으로 개설한 새 점포의 평균 일매출은 지난해 개점한 일반 점포보다 50% 이상 높았다.
▲정용진식 혁신 이어간다… 실적 개선 강 드라이브
이마트는 정 회장이 강조하는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경영전략실을 개편하고 올해 3월 회장에 취임하면서 조직, 시스템, 업무방식 변화를 강하게 주문했다. 연내 수시 임원인사로 조직에 성과주의를 자리 잡게 했다.
그룹 핵심인 할인점 부문에서 식료품(그로서리)을 특화한 새 매장을 올해 안에 선보이고, 기존 점포는 재단장해 고객 유입을 늘린다. 이를 통해 매출 증대로 이끌어내는 게 목표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에브리데이 3사 통합 매입, 물류센터 재편 효과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앞으로도 본업에 초점을 맞춰 사업 구조를 개혁하고 체질을 개선해 수익성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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