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미국에서 지원받은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을 단행한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모니터에 관련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이 현지 공수여단과 해병대에 배속돼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국가정보원이 파악했다.
국정원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젠체회의에서 “현재 러시아 공수여단이나 해병대에 배속돼 전술 및 드론 대응 훈련을 받고 있고, 일부는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여야 정보위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ㆍ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파병된 북한군은 병사 1만900명~1만2000명 규모로, 러시아 동북부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마치고 10월 하순경에 쿠르스크로 이동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이 최전선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한 만큼,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구체적 작전 수행 상황과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다만 일부 언론의 북한군의 투항 내지 포로, 사상자 발생 관련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상충하는 정보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추가 군수물자 수출 동향도 확인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포탄 미사일에 이어서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장사정포까지 추가 수출한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무기가 러시아가 기존에 사용하지 않았던 무기인 만큼 운용 교육, 정비를 위해 북한 병력이 함께 파견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정원은 지난 4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면담한 것에 대해 “상당히 중요하고 민감한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라며 “단순히 의전용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러시아에서 처음에 난색을 표명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면담을 4일 성사시켰는데, 체류 일정을 하루 이틀 더 연장하면서까지 푸틴을 만나고자 했던 북한의 노력이 돋보였다”며 “휴일에 만난 것으로 추측되는데, 그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 논의됐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어떤 무기나 장비, 기술을 받아올지에 대해 밀착해서 주시하도록 하겠다”고 보고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에이태큼스(ATACMS) 공격을 허용한 것에 대해 러시아 측이 ‘불길을 계속 부추기고 있다’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기름을 붓는 것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라고 맞받았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북한이 이 전쟁에 참전하면 러시아와 공동 교전국이 되고, 북한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의 주권 영토를 점령하고 이 전쟁을 지속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 군인들이 전투에 참여하는 것을 확실히 확전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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