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유튜브 방송에서 다른 사람의 얼굴에 두꺼비 사진을 합성해 비방ㆍ조롱했다면 모욕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모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보험대리점을 운영하면서 보험을 주제로 유튜브 방송을 하던 A씨는 2020년 9월 유튜브를 통해 서로 비방하면서 싸우던 B씨의 얼굴에 두꺼비 사진을 합성해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수개월간 B씨를 두꺼비에 빗대어 표현하면서 외모를 비하하거나 비방ㆍ조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A씨는 B씨 이외에도 다른 보험설계사들을 거론하며 이들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보험을 계약하고 계약자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등 허위 내용을 방송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A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다만 B씨를 모욕한 혐의에 대해서는 “다른 모욕적 표현이 없이 단지 두꺼비 사진으로 A씨의 얼굴을 가린 것만으로는 모욕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2심은 “B씨 얼굴에 두꺼비 사진을 합성한 것은 비언어적ㆍ시각적 수단을 사용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전달한 것”이라며 B씨에 대한 모욕 혐의도 유죄로 보고 징역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A씨는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대법원은 “모욕의 수단과 방법에는 제한이 없다”며 “언어적 수단이 아닌 비언어적ㆍ시각적 수단만을 사용해 표현을 하더라도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라면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영상 편집ㆍ합성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합성 사진 등을 이용한 모욕 범행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시각적 수단만을 사용한 모욕이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입는 피해나 범행의 가벌성 정도는 언어적 수단을 사용한 경우와 비교해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씨는 얼굴을 가려주는 용도로 B씨의 얼굴에 두꺼비 사진을 합성한 게 아니라, 두꺼비 사진을 수단으로 삼아 모욕의 고의로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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