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전경. /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오는 2031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는 ‘국립민속박물관 세종 이전 건립사업’이 설계공모 발주로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경쟁 구도가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설계비 51억원이 책정된 대어급 공모인 만큼 국내 주요 설계사들이 출사표를 던져 뜨거운 수주전을 예고했다.
24일 건축설계업계에 따르면 문체부가 최근 이 공모의 참가 접수를 마감한 결과, △행림종합건축사사무소 △범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금성종합건축사사무소 △디엔비건축사사무소 등이 컨소시엄 대표사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는 내달 9일 작품 접수를 마감한 뒤 같은 달 13일과 20일 1ㆍ2차 심사를 거쳐 23일 당선작을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는 추정 공사비 약 788억원, 설계비는 약 51억원이 각각 책정됐다.
당선자로 선정된 업체는 기본ㆍ실시 설계권을 부여받는다. 입상작에 오른 4개사에게는 1억원 범위 내에서 보상금을 차등 지급한다.
심사위원회는 △국형걸(이화여대) △권영상(서울대) △김용승(한양대) △김자영(고려대) △박열(광운대) △박진호(인하대) △이재인(명지대) 등 교수 7명으로 구성된다. 예비 심사위원 명단에는 이상윤(연세대), 조승구(동명대) 등 2명이 자리했다.
문체부는 24개월간의 설계기간을 거쳐 청사진을 마련, 세종시 세종동 국립박물관단지 2구역의 부지를 한국 민속문화의 거점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세종시로 이전할 신설 국립민속박물관은 한국과 세계의 민속문화를 수집·보존·연구·전시하는 대규모 복합 문화시설로 지어진다. 연면적 2만3473㎡ 규모로 조성되는 신축 박물관에는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어린이전시실, 수장고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다만, 이 공모는 중소 설계사무소들의 약진이 점쳐져 대형 프로젝트임에도 국내 대형 설계사들의 참여는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의 한 중견 건축사사무소 A사 임원은 “전시문화시설의 경우 특수설계 역량보다는 디자인 창의성이 핵심인 만큼 중소사들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라며 “최근 문체부가 발주한 ‘이건희 기증관 건립 설계공모’에서도 중소설계사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던 선례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공모에서는 해외 유수의 건축사무소들이 국내사와 협업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전시문화시설 건립을 위한 설계공모의 경우 신청사, 주택 등과 달리 지역성보다 국제적 감각이 승부를 가를 거라는 판단에서다.
중견 건축사사무소 B사 대표는 “세계적인 박물관들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어왔듯,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국제적 안목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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