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친한 계파 갈등 재점화
尹대통령 인선 ‘국민 눈높이’ 부응할지 주목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 9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이상민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 조만간 대통령실과 개각 인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인선 결과에 따른 여론을 수렴하며 쇄신 드라이브의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분석이다. 동시에 당원 게시판 비방글 파문으로 친윤·친한 갈등 조짐을 보이면서 한 대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연일 개혁과 쇄신을 강조해왔던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 담화 이후엔 관련 발언을 하지 않으며 대통령실의 대응을 살피고 있다.
윤 대통령이 조만간 대통령실 참모진에 이어 내각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보여 20% 이하로까지 떨어진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국면 전환용 카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인선 결과에 따른 민심 흐름을 살피면서 그동안 강조해온 ‘국민 눈높이’에 따른 쇄신 강도를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다.
대통령실과 내각 인선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한 대표에겐 더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후 업무에 복귀해 논란이 됐던 강기훈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사표를 제출하고 강훈 전 대통령실 비서관이 한국관광공사 사장 지원을 철회하는 등 이른바 김건희 여사의 ‘한남동 라인’으로 지목됐던 인사들이 물러나는 일이 있었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후임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이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만큼 파격적 개편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민심을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 8월 마지막주 이후 계속해서 더불어민주당에 뒤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가 이어지며 사법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한 민주당의 악재 속에서도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대표와 가족 명의로 당원 게시판에 게시된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 논란도 한 대표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프닝성으로 지나갈 만한 사안이 한 대표의 미흡한 대처로 파문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표가 “위법이라든가 이런 부분이 아닌 문제들이라면 건건이 설명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며 구체적 해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논란이 더 커진 모양새다.
여기에 추경호 원내대표, 김재원 최고위원, 김기현 의원 등 친윤계가 잇따라 진상 규명을 요구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 조짐마저 불거지고 있다. 김은혜 의원 역시 24일 SNS에서 “매사 똑 부러진 한 대표는 어디로 갔나”라며 “성찰을 외면하면 우리가 비판하는 민주당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밝힐 수 없는 것인지, 밝힐 자신이 없는 것인지, 당원과 국민에겐 간단한 일이 왜 당대표 앞에선 어려운 일이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해결은 간명하다. ‘가족이다, 아니다’, 가족이 아니라면 ‘도용을 조치하겠다’, 당대표로서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친한계로 분류되는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SNS에서 “한동훈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는 일군의 집단이 실재한다”며 “문제의 글 1068개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가 발표됐고 금주 중 고발 조치가 이루어지면 도대체 누가, 왜 말도 안 되는 건을 침소봉대해 ‘한동훈 죽이기’에 나섰는지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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