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3분기 수주잔고 5조7073억…지난해보다 30.6% 증가
대한전선도 42.7% ‘껑충’…‘슈퍼사이클’ 진입 ‘
고부가가치’ 해저ㆍHVDC 케이블로 중장기 전망 밝아
미국 해상풍력단지에 포설되는 해저케이블./ 사진:LS전선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글로벌 전력수요 증가와 함께 노후 전력망 교체 시기가 도래하면서 국내 전선업계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전 세계에서 밀려드는 주문에 수주 잔고는 매년 수천억원씩 늘고 있고, 공장은 풀가동해도 모자랄 판이다. 특히 해저케이블,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주를 이루는 만큼 중장기 실적 전망 또한 밝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LS전선의 올 3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5조7073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4조3677억원) 대비 30.6%나 늘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위 대한전선도 2조3257억원으로 지난해(1조6288억원)보다 42.7% 증가했다.
두 회사의 수주잔고 합계는 8조원 이상으로 유례없는 ‘수퍼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일감이 몰려들면서 생산라인도 풀가동 중이다. LS전선 구미공장의 고압ㆍ초고압 라인은 3분기 기준 가동률이 100.9%를 기록했다. 대한전선의 경우 당진공장 전선 라인 가동률이 91.4%로, 2022년(71.3%) 대비 20%포인트 이상 뛰었다.
전선업계 수퍼사이클은 글로벌 전력수요 급증과 해상풍력 발전 시장의 확대,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 등 대형 호재가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력수요는 전년보다 4.2% 증가한 2만9085TWh로 예상됐다. 지난해 전력수요 증가율(2.5%)보다 1.7%포인트 높다. 인공지능(AI), 전기차, 데이터센터 등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를 수송할 전력망 사업이 전 세계에서 활발하다.
그래픽:김기봉 기자 |
특히, 미국에서는 지중 전력망의 50% 이상이 설치된 지 40년이 넘어 노후 전력망 교체 사업이 잇따라 발주되고 있다. 향후 30여개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산만 500억달러(약 70조원)로 추산된다.
해상풍력 발전 확대에 따른 해저케이블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글로벌 발전량 중 해상풍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5% 수준이었으나, 2050년에는 25%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세계 해저케이블 시장도 올해 13조3000억원에서 2029년 29조5000억원 규모로 가파른 성장이 전망된다.
LS전선은 자회사들과 함께 해저케이블 생산과 시공, 유지보수까지 해저 사업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현재도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데, 향후 미국 해저케이블 공장까지 가동되면 해외 비중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해저케이블 전용 포설선./ 사진:대한전선 |
대한전선도 올해 미국에서만 7200억원이 넘는 수주고를 올렸다. 대부분 노후 전력망 프로젝트로, 현지 판매법인을 통해 사업을 따내고 있다. 전력 및 절연선 분야는 이미 수출 실적이 내수를 뛰어넘었다.
이와 관련, 전선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주력이었던 저압전선의 영업이익 마진율은 5% 내외지만, 고압전선이나 해저케이블은 두 자릿수까지 나올 수 있다. 미국, 유럽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마진율이 더 높을 것”이라며, “전력수요에 따른 전선 수요 증가는 정해진 미래다. HVDC 및 해상풍력 사업도 이제 막 시작 단계라 향후 10년 이상은 호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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