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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대한전선,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공방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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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1-27 09:10:15   폰트크기 변경      

LS전선 공장 설계 맡았던 가운건축, 대한전선 사업도 참여
대한전선, 1공장 1단계 준공 이어 2공장 투자 계획 발표
LS전선 “경찰 기소 여부 따라 민ㆍ형사 소송 준비”


사진: 각 사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글로벌 해저케이블 산업이 커지면서 국내 전선업체 간 기술유출 분쟁도 심화하고 있다. 일반 중ㆍ저압 전선과 달리 해저케이블 분야는 전 세계 공급업체가 6개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기술적 장벽이 높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평가 받는 만큼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대한전선의 충남 당진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 7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대한전선 본사를 압수수색 한지 4개여 월만이다. 경찰은 LS전선이 보유한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노하우가 설계사였던 가운종합건축사무소를 통해 대한전선에 유출됐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LS전선은 2007년 전 세계에서 4번째로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개발하고, 2009년 국내 최초로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을 준공했다. 가운건축은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 1∼4동의 건축 설계를 전담한 업체인데, 경쟁사인 대한전선의 충남 당진 해저케이블 1공장 설계를 맡으면서 기술유출 의혹을 받고 있다.

대한전선은 지난 6월 충남 당진시 아산국가단지에 해저케이블 1공장 1단계의 건설을 완료했다. 현재 해저케이블 생산 공정에 들어갔으며, 이르면 내년 중 해상풍력 내부망 해저케이블의 납품을 진행할 계획이다. 2단계 공사는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이곳에서는 해저케이블 외부망 및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을 생산한다. 최근엔 해저케이블 2공장 건설을 위한 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LS전선은 대한전선의 1공장과 2공장 건설에 유출된 설계 노하우가 사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LS전선 관계자는 “해저케이블은 무게만 수백에서 수천t에 달하기 때문에 케이블 생산 및 보관, 이동을 위한 설비 배치가 중요하다. 특히, 장조장 케이블을 제조하기 위한 수직 연합기와 턴테이블 등 특수설비 배치는 10년 넘게 시행착오를 거치며 완성한 지적재산권”이라며,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대한전선을 상대로 한 민형사상 소송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래픽:김기봉 기자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가 특정 업체가 보유한 핵심 기술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공장 건설 또한 2027년까지 준공하는 중장기 계획에 따라 발표한 것이지, 경찰 조사와는 무관한 일정이라는 설명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선형구조인 케이블 제품은 중심(도체)에서 바깥(절연체 및 외장)으로 공정이 진행되며, 이 순서에 따라 설비가 배치된다. 해저케이블 공장 레이아웃도 이와 다르지 않아 특정 업체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없다”라며, “전용공장이 준공되기 전에도 당진 케이블공장에서 해저케이블을 생산해 납품해 온 실적이 있다. 대한전선이 전혀 다른 사업을 추진하며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의 기술 유출 분쟁은 소송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LS전선이 기술 유출을 주장하더라도 대한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라며,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손해배상금이 정해질 수는 있겠지만, 최소 수년간은 법정 분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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