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시청 본관에서 열린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 기자설명회'에서 소상공인 힘보탬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서울시 제공 |
[대한경제=임성엽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씨의 자신에 대한 원색적 비난이나 보궐선거 여론조사 대납 의혹 등은 자신이 명 씨의 중앙정계 진출을 차단했기 때문이라고 26일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시 캠프를 총괄지휘하던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명태균 간에 욕설에 가까운 갈등, 한마디로 싸움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오 시장에 따르면 명태균 씨는 선거캠프에 연령, 지역별 분포 등 전통적인 여론조사와 형식이나 격식 면에서 어긋나는 여론조사 방법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강철원 전 부시장과 큰 다툼이 발생했다.
오세훈 시장은 “강철원 부시장과 명태균이 캠프 사람들 모두 목격할 정도로 다툼을 벌이고 어떻게 우리 캠프에 발을 들였겠나”라며 “특히 명태균이 초기엔 ‘오세훈 머리가 나빠서 말을 안 들었다’라는 말도 했다. 각종 악담을 창원과 중앙에서 하고 다닌 상황에서 (우리가) 여론조사를 부탁했다고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선거캠프 차원에서 명태균에게 여론조사를 부탁할 상황도, 가치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어 “나경원, 안철수와 단일화 협상은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로, 모든 매체에서, 많은 기관에서 보도했다”며 “명태균이 했다는 13번의 미공개 여론조사는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명태균에게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을 납부했다는 후원자 김한정 씨와의 관계도 설명했다.
그는 “무상급식 때 이런 ‘표퓰리즘’은 당치 않다는 플랭카드가 서울시에 여기저기 붙었고 수소문 끝에 찾아낸 게 김씨였다”며 “시민 중에 깨어있는 분이 계시구나 해서 제가 전화했던 게 기억난다. 이렇게 전화해서 인연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분은 정치권을 기웃거리며 저하고 인연을 맺어서 사실상 이득을 염두에 두고 후원하는 그런 분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 분의 행동패턴을 이해할 여지가 있다”며 “이번에 일이 불거지고 나서도 이분이 이렇게 사고를 쳤구나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김씨가 명태균에게 3300만원을 전달한 것은 해서는 안 될 잘못된 일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김한정 씨와 오세훈 시장은 연락을 끊은 상태다. 오 시장은 “지금 연락하면 사전에 말 맞췄다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며 “김 사장님과 1년에 한두번 봤는데 명태균 건이 터진 후에는 일부러 연락을 안 드렸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의혹의 빌미를 제공한 당에 대해서도 고강도로 비판했다. 그는 “보궐선거를 치르는 데 있어서 당은 총력을 기울여 후보를 어떻게든 도와주는 게 당연한 전제인데, 만에 하나 명태균이 했던 미공표 여론조사가 여의도연구원이든 비대위로 가든 활용됐다면 통탄할 일”이라며 “충분한 예산이 있는 정당이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 기관이 아닌 명태균이 한 결과를 결과를 받아본다는 건 정당의 기초가 허물어지는 것으로 저로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그는 “아마도 보름 내지 한 달이면 백일하에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며 “추측, 음해성 보도는 나중에 검찰 수사로 사실관계가 확정된 후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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