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 : 대통령실 제공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세 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14일 야당 주도로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12일 만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심의 의결된 김 여사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윤 대통령이 재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윤 대통령은 김 여사 관련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세 번째 행사하게 됐으며, 취임 이후 야당이 단독 처리한 법안 25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특검법은 윤 대통령 배우자인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과 명태균씨 관련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했다. 특검 후보를 대법원장이 추천하되 야당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는 ‘비토권’도 담았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안을 의결하며 “야당이 그 위헌성이 조금도 해소되지 않은 특검법안을 또다시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제삼자 추천의 형식적 외관만 갖췄을 뿐, 실질적으로는 야당이 특검 후보자 추천을 좌지우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의요구권은 대통령제를 취하는 우리 헌법에서 대통령이 입법부의 권한 남용을 견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며 “헌법 수호 의무가 있는 대통령은 위헌적 요소가 있는 법률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갔다. 재표결에서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거부권과 상관 없이 해당 법안은 법률로 확정된다.

국회는 이르면 28일 본회의에서 세번째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할 예정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최근 여당이 당원 게시판 문제 등으로 내홍을 겪는 상황에서 이탈표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음 달 초로 재표결을 미루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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