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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ㆍ웨이브 단계적 통합 추진… 전략적 공동 투자로 OTT사업 시너지 강화
CJ ENM 1000억원, SK스퀘어 1500억원 투자해 웨이브 재무구조 개선 및 투자재원 확보
주주 동의 기반 남은 통합절차 진행…대한민국 OTT 산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국내 대형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장으로 관심을 모았던 티빙과 웨이브 간 합병이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포털ㆍ통신사의 해외 OTT 짝짓기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 넷플릭스 간 제휴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이용권을 구독하는 게 더 이득인 셈이어서 OTT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CJ ENM과 SK스퀘어는 티빙(TVING)과 웨이브(Wavve)의 사업결합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실행했다고 27일 밝혔다. 양사는 현재 티빙과 웨이브의 단계적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그 첫 단계로 CJ ENM과 SK스퀘어는 각각 1000억원, 1500억원을 웨이브에 투자했다. 투자금으로 웨이브는 2000억원 규모의 기존 전환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오는 28일 재무적 투자자(FI)에 대한 상환을 이행할 예정이다.
양사는 이번 전략적 공동 투자를 통해 티빙과 웨이브의 OTT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한층 높이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표명했다. CJ ENM과 SK스퀘어는 향후 기업결합심사 등을 거쳐 CJ ENM으로의 기업결합을 추진하는 한편, 주주 동의를 기반으로 남은 통합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프리미엄 요금제에 미국 OTT를 끼워 넣던 통신사들이 중국 OTT까지 해외 OTT 공개를 늘리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자사 IPTV를 통해 이날부터 △애유적 밀실 △맘마미안 △백요보 △천보복요록 △열화요수 △중국 기담 △스루드 등 300여편을 순차적으로 독점 공개한다. 이는 ‘중국의 유튜브’로 불리는 중국 OTT ‘빌리빌리’의 인기 콘텐츠들이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에 한해 지난 26일부터 넷플릭스 콘텐츠를 무료로 시청하도록 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월 구독료 4900원(연간 구독 시 월 3900원 수준)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가입하면 월 구독료 5500원의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더드 멤버십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네플릭스 단독 가입 가격보다 싸기 때문에 OTT 이용자들의 연쇄 이동이 예상된다.
이 같은 활발한 제휴 속에서 넷플릭스의 자신감은 치솟고 있다.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 벨라 바자리아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징어게임 시즌1을 좋아했다면 시즌2도 분명히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오징어게임 시즌2는 내달 26일 개봉한다.
국내 콘텐츠제작사(MPP)들은 한국 콘텐츠가 해외 OTT 플랫폼의 ‘효자’가 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제작사는 “해외 OTT들은 흥행과 수익에 따라 언제든지 우리나라 콘텐츠제작사들을 등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넷플릭스가 이미 한국시장 이후 다른 나라의 콘텐츠를 찾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OTT들도 활로를 모색 중이다. 티빙은 내달 10일부터 ‘애플TV+’를 품고 자체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티빙 애플TV+ 브랜드관에선 티빙앱 하나로 애플TV+의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국내 OTT들은 스포츠 콘텐츠 독점 중계와 이를 활용한 2차 콘텐츠 제작 등으로 구독자 이탈 방지에 집중하고 있다.
CJ ENM 관계자는 “히트 지식재산권(IP)의 글로벌 플랫폼 동시 방영과 스포츠중계 콘텐츠 독점 중계에 나서고 있다”면서 “지난 4월과 5월의 티빙의 이탈률은 22.5%, 21.7%로 같은 기간 넷플릭스(23.8%, 22.5%)보다 보다 낮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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