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호도 높아지는 주거 환경
LH, 유형별 입주 자격 하나로 통합
입주민이 선호하는 단지 명칭 적용
사회적 편견 해소 ‘소셜 믹스’ 구현
분양급 마감재ㆍ복합시설 다양화
‘과천 포레드림’ 청약 22대 1 흥행도
중평형ㆍ청년 특화 등 지속 탈바꿈
사진:대한경제 DB |
실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산하 토지주택연구원(LHRI)이 최근 발표한 ‘최근 주거 이슈에 대한 국민 인식 및 주거 불평등 심리지수 개발’ 연구 보고서를 보면, 상대적으로 청년층이 내 집 마련의 필요성을 크게 인식하고 있었지만 미혼 가구(평균 42.3%)에서 평생 주택 구입이 어려울 것 같다고 보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특히 응답자의 절반 이상(52.4%)은 대출금리, 이미 높아진 주택가격 등으로 내 집 마련을 위한 기회와 과정이 단절되면서 주거 불평등이 심화했다고 봤다. LHRI는 “주거 불평등은 단순히 가구 소득과 경제 수준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 정책의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며 “정부는 안정적 거처 마련과 내 집 마련 과정에서 공정한 기회 제공을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과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LH와 업계에 따르면 내 집 마련을 목표로 젊은 예비 수요자들의 공공주택 단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LH는 이를 위해 수요자 관점에서 입주민 선호와 일상생활 변화를 고려한 공공 임대주택 개발에 한창이다.
LH는 기존 행복ㆍ영구 임대 등 유형별로 입주 자격이 달랐던 임대 유형을 하나로 통합해 ‘통합 공공 임대주택’으로 새롭게 개편했다. ‘함께 어울려 사는 포용적 주택’이란 목표 아래 입주자 소득ㆍ가구 특성에 맞춰 다양한 소득계층과 연령층이 같은 품질의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입주의 형평성과 거주의 지속성을 확보해 입주민의 안정적 거주를 보장하는 ‘입주자 맞춤형 공공 임대주택’이다.
2020년 최초 시범 단지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3만4000가구 규모 사업 승인을 마쳤다. 연내 약 3만4000가구를 추가 승인할 예정이다.
통합 공공 임대주택 시범단지인 경기도 ‘과천 포레드림’은 올해 1월 입주를 시작했다. 과천 포레드림은 청년, 장년, 고령자 등 모든 계층이 중산층을 포함해 함께 사는 ‘소셜 믹스’를 구현했다. 이 단지는 특히 임대주택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과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고 임대주택 익명성 확보를 최대한 고려했다. 분양인지, 임대인지 구분이 힘든 외관에 입구부터 분양 단지 수준의 문주를 적용하고, LH 측벽 마크 대신 입주민이 선호하는 단지 명칭을 적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아파트 외벽 도장은 기존 수성 페인트에서 색상 유지력이 우수한 고급 페인트를 도입했다. 1층 진입부에는 아트 월을 설치하는 등 분양급 마감재를 대폭 확대했다. 또 스마트 홈 전용 앱으로 공지사항, 관리비 등을 조회할 수 있고 생활 건강 정보를 알려주는 헬스케어 서비스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이 단지엔 임대주택의 고질적 문제로 거론돼온 층간소음 해결에 심혈을 기울였다. 층간소음 예방 시스템을 최초로 설치했는데, 가구 내 벽면 하부에 진동 센서가 층간소음을 감지하면 해당 가구 월 패드에 ‘주의 알람’이 뜨는 구조다. 가구 내 소음을 거주자 스스로 확인해 생활 습관 개선을 유도하고, 층간소음으로 발생하는 이웃 간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LH 설명이다.
과천 포레드림에는 복지ㆍ돌봄ㆍ문화 생활 증진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마련했다. 노인복지센터, 다함께돌봄센터, 생활문화센터 등 복합 시설을 과천시가 운영해 거주자뿐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장점 덕분에 2022년 과천 포레드림 청약에는 1만3000여명이 몰려 평균 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웬만한 민간 분양주택보다 높은 수치였다. 서울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에 과천지식정보타운 지구에서도 멀지 않은 데다, 서울대공원과 국립현대미술관 등 생활문화시설도 인접한 우수한 입지에 주택을 공급한 성과이기도 하다는 평가다.
LH는 앞으로 통합 공공 임대주택을 ‘모두가 살고 싶은 공공주택’으로 정체성을 강화해가겠단 복안이다. 수요를 반영해 외관을 분양 주택 수준으로 개선하고 전용 면적 84㎡의 중형 평형을 지속 확대 도입하겠단 방침이다. 1인 가구 주택은 최소 면적을 1.5배까지 상향하고 빌트인 풀 옵션도 확대 적용해 청년 특화형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스마트 홈도 전면 적용해 거주 편의성을 제고하겠단 설명이다.
오주헌 LH 공공주택본부 상임이사는 “통합 공공 임대주택이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품질을 구현하고 다양한 계층과 지역 사회가 화합하는 거점 역할을 수행해 임대주택에 대한 국민 인식을 개선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층간소음 개선과 장수명 주택 활성화 등 개선된 기술력을 적극 반영하고, 저출생 극복을 위한 ‘통합 공공임대 양육 허브’ 구축 등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공적 역할도 더욱 강화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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