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연 사장 내정자, 마곡열병합 사업에 “민간 자본 활용해야”
공사 노조, 이달 초 임단협 결렬 선언…“입장변화 없으면 파업”
노원ㆍ목동 등 지역난방 공급 우려
황보연 서울에너지공사 사장 내정자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서울시 집단 주거시설에 지역난방 공급을 책임지는 서울에너지공사 노동조합이 사측과 임금ㆍ단체협약(임단협) 결렬을 선언한 뒤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서남집단에너지시설 2단계(마곡열병합발전소) 건설사업의 외부 자본 유치를 막기 위한 성격으로, 겨울철 서울시민 난방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서울에너지공사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황보연 전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의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인사청문보고서는 조만간 서울시장에게 송부돼 임명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황 내정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마곡열병합발전소 건설사업 관련 질의에 “현재 적자 구조에서는 (공사가 자체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며, “공사가 직접 사업을 추진하면 빚만 늘릴 뿐이다. 민간 자본을 활용 방향은 변함없다”고 서울시 의견에 힘을 실었다.
이 같은 황 내정자의 입장에 공사 노조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노조는 신임 사장 선임 이후 마곡열병합 사업 추진안에 따라 대응 강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사측과 노조가 합의점을 도출해 파업을 막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형곤 공사 노조위원장은 “2009년 마곡 신도시 계획 당시부터 공사가 추진하기로 한 사업을 이제 와서 못 하게 하면 어떻게 하나. 적자만 나는 열공급 만으로는 공사가 도저히 존속할 수가 없다”라며, “신임 사장이 정식 취임하면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에 맞춰 파업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현재 노원, 마곡, 목동, 신정동 등 26만4006가구에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사업자다. 낮 체감기온이 영하권에 들어선 시점에서 파업이 현실화되면 서울시민들의 난방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친환경ㆍ분산형 에너지 공급 확대를 목표로 2017년 출범한 공사는 지금껏 파업을 진행한 적이 없다. 이에 따른 피해 규모 또한 예측하기 어렵다.
성북구 장위동 지역난방 공급을 위한 열배관 공사가 진행 중이다./사진 신보훈 기자 |
서울시도 이 같은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공사 노조의 파업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닌 만큼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사가 파업을 하더라도 시민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수유지업무에 대한 대책은 마련돼 있을 것”이라며, “(노조가) 어떤 입장인지 조금 더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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