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건설, 안양ㆍ의왕 사업장에 타설
자이C&A, 평촌 데이터센터에 적용
한파에도 48시간 내 적정강도 확보
삼표산업 ‘블루콘 윈터’등 관심 고조
내한 콘크리트 타설 모습./ 사진: DL이앤씨 제공 |
[대한경제=서용원 기자]“내한(耐寒) 콘크리트 현장에 써본 적 있으세요?”
최근 한 중견건설사 구매 담당자는 다른 건설사 구매담당자에게 이 같은 질문을 했다. 본격적으로 날씨가 쌀쌀해지자 공사가 중단될 것을 우려해 영하의 날씨에도 타설할 수 있는 특수 콘크리트 활용을 고민하면서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겨울 공사에 적합한 내한 콘크리트 활용 사례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이달초 우암건설은 경기 안양시 호계동 오피스텔 신축공사와 의왕시 고천동 지식산업센터 공사에 쌍용레미콘이 개발한 내한 콘크리트를 350㎥, 780㎥씩 총 1130㎥를 타설했다. 현장 관계자는 “48시간 이내 압축강도 5㎫(메가파스칼)이 발현되는 것이 확인됐다”며, “해당 현장에 총 1만㎥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이C&A는 지난해 평촌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 건립공사에 내한 콘크리트 600㎥를 활용했다. 자이C&A 관계자는 “공사기간을 단축하고자 웃돈을 주고서고 내한 콘크리트를 적용했으며, 28일 이후 검증한 결과 일반적인 콘크리트와 같은 성능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밖에 DL이앤씨가 동탄 물류센터 건설공사에 활용했으며, 올해만 현대건설, 대우건설, 신세계건설, CJ대한통운 등이 현장에 타설했다.
콘크리트는 타설 후 시간이 지날수록 굳으면서 강도를 발현한다. 문제는 겨울철 영하 날씨에는 콘크리트의 굳는 속도가 늦어져 적정강도(5㎫)를 나타낼 때까지 5일 정도가 걸린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1층의 콘크리트가 굳어야 2층을 올릴 수 있는데, 영하 날씨에는 콘크리트가 늦게 굳어 공사기간이 늘어나는 문제가 생긴다. 심지어 아예 얼어버려 부시고 다시 타설하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방지하고자 현장에서는 콘크리트 타설 후 갈탄 난로를 때는 방식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양생 기간을 48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지만, 갈탄을 때는 과정에서 현장 작업자가 질식위험에 처하는 등의 위험이 수반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건설사들이 갈탄활용을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내한 콘크리트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작업자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공기단축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건설사 입장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기 때문이다.
실제 2018년 삼표산업이 국내 가장 먼저 개발해 상용화에 나선 내한 콘크리트 ‘블루콘 윈터’ 판매량은 2023년 11만 558㎥, 올해 17만 5066㎥를 판매하며 누적 40만㎥를 돌파했다. 삼표 관계자는 “84㎥ 아파트 기준 3000여가구에 들어가는 분량”이라며, “최근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인건비 증가, 작업자 안전 등이 중요해지면서 내한 콘크리트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아주산업, 유진기업, 쌍용레미콘 등이 관련 기술을 개발해 판매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격 측면에서 내한 콘크리트 활용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내한 콘크리트는 일반적인 레미콘(포틀랜드 시멘트)보다 ㎥당 2만원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레미콘 가격이 ㎥당 9만3700원인데, 내한 콘크리트를 사용하면 11만3700원까지 올라가는 셈이다.
이와 관련, 건설사 관계자는 “겨울철 콘크리트 양생 문제에 따른 공사 중단, 난로 활용에 따른 작업자 질식사 문제 등을 방지하고자 웃돈을 주고서 내한 콘크리트를 활용했다”며, “건설사별로 상황에 맞게 판단해 활용하면 효율성을 더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경기권의 한 현장에 1만㎥ 공급이 예정돼 있는 등 확실히 내한 콘크리트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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