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기업 대응 한계, 창구 필요”
우원식 “주요국 의장 특사단 파견”
최 회장 “경제정책 흔들림없어야”
17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경제단체장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경제단체 비상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간담회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참석했다. 사진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 사진 :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따른 대외신인도 회복을 위해 미국 등 주요국에 국회의장 특사단을 파견한다. 국회법사위에 계류 중인 70건의 민생법안도 연내 처리를 추진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17일 국회에서 경제 4단체장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우 의장은 “미국·일본·중국·EU 등 중요한 몇 개 국가에 의장 특사를 파견할 생각”이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회복력과 안정성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참석했다.
최태원 회장은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요청했다. 그는 “미국 새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변화로 판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 기업들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며 “기업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도 있고 벅찬 것도 사실이다. 대외적으로 문제해결 창구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적극적인 역할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경제단체장들은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조속한 민생 안정 입법을 당부했고, 특히 기업의 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법안의 경우에는 신중하게 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손경식 회장은 “경제 살리기 입법에 적극 나서달라. 반도체 산업 등 보조금 지원과 근로 시간 규제 완화 입법을 추진해달라”며 “기업에 부담되는 상법 개정이나 법정 정년 연장 등은 더 신중히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최 회장도 “비즈니스는 어떤 상황에서도 멈출 수 없다. 경제정책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며 “초당적 협력을 통해 무쟁점 법안만이라도 연내 통과시켜주신다면 대한민국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긍정적 시그널이 되고, 거시지표에 대한 우려도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경제단체장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손경식 경영자총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우원식 국회의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윤진식 무역협회 회장. / 사진 :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
주요 법안으로는 첨단산업 전력 수요를 뒷받침하는 국가기간 전력망을 확충하기 위한 ‘전력망확충특별법’, AI(인공지능)를 도입ㆍ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한 컨설팅 지원과 중소기업에 대한 AI 기술 도입ㆍ활용 자금 지원 방안을 담은 ‘AI 기본법’ 등이 꼽힌다.
다만 정부가 기업에 직접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반도체특별법’은 연구개발(R&D) 분야에 주 52시간 근무 예외 조항을 두는 것을 놓고 여야 간 의견차가 큰 상황이어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 국회의장과의 간담회 이후 정계의 변화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최 회장은 이어 경제계가 우려하는 법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 시간을 마련해주길 요청했다. 당장 민주당 주도로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은 이사 충실의무 확대 여부를 놓고 재계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우 의장은 이에 대해 “(경제 관련) 비쟁점 법안 70건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데 이번 연말에 처리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며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국회에서 통과하려 노력하겠다”고 했다.
경제단체장들은 아울러 경제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투자와 고용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내수활성화를 위한 소비진작 캠페인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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