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면적 1000㎡ 이상 민간건축
30가구 이상 공동주택 대상
국토부, 내년부터 인증 의무화
롯데건설, 서울본사에 BIPV 구축
서울시, 7개소에 설치비용 지원
엡스코어 등 中企 기술개발 활발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글로벌비즈센터에 설치된 BIPV. /사진: 신성이엔지 제공 |
[대한경제=서용원 기자]내년부터 제로에너지빌딩(ZEB) 적용 범위가 민간건축물까지 확대되면서 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16일 서울 잠원동 본사에 ‘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BIPV)’을 구축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ZEB 의무화에 대비해) BIPV를 설치했다. BIPV 성능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건축물에 적용할 안정적인 에너지 생산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2025년부터 연면적 1000㎡ 이상 민간건축물 및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도 ZEB 인증이 의무화된다. 건물에너지 자립률을 20% 이상 확보하는 게 골자다.
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는 건물 외장재에 태양광모듈을 접목하는 기술로, 창호ㆍ외벽ㆍ지붕 등의 다양한 외장재 형태로 가능하다. 일반적인 태양광 모듈 설치비용보다 2배가량 비싸지만, 태양광 모듈 자체를 외장재로 활용하는 만큼 별도의 모듈 설치 공간이 필요치 않아 도심지역에서 많은 수요가 기대된다. 외벽 디자인도 다양하게 정할 수 있어 심미성 또한 우수하다.
국내 BIPV 시장 규모는 지난해 2300억원에서 2030년 9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 시장 규모 또한 2021년 27억달러(약 3조8900억원)에서 2026년 76억달러(약 10조93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 유망 기술로 꼽히다 보니 정부 차원의 지원도 활발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부터 총 예산 80억원을 편성해 BIPV 설치 지원비용의 3%를 지원하는 공모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자체 재원을 마련해 BIPV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총 7개소를 지원했으며, 내년에도 3개소를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 탓에 소수만 지원하고 있지만, 설치 문의는 날이 갈수록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롯데건설 BIPV 구축에는 엡스코어(대표 박성철)의 기술이 활용됐다. 엡스코어 BIPV는 일반적인 태양광 모듈을 보호 소재인 EVA(에틸렌초산비닐) 봉지재 대신 POE(폴리올레핀) 봉지재를 적용해 수분 침투율을 낮춰 BIPV 수명을 높였다.
에스케이에스이(대표 조근영)는 BIPV가 스스로 개별 이상을 검출하고 알려주는 ‘BIPV 태양광 시스템의 효율적 유지관리 기술’을 개발, 지난해 산업신기술 제1519호로 지정됐다.
주요 제작 업체로는 신성이엔지가 꼽힌다. 국내 1세대 태양광 기업으로 코오롱글로벌과 공동개발한 '솔라스킨'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국내 최초로 불소수지필름(ETFE)을 접목한 BIPV를 통해 KS인증을 받기도 했다. 기존 태양광 모듈보다 균일한 외관 및 색상을 확보하면서 더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이다. 솔라스킨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부산 에코델타시티,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글로벌비즈센터 등에 설치됐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환화큐셀)과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BIPV 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며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곳곳을 돌아보면 다양한 디자인으로 접목된 BIPV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민간 건축물도 ZEB를 적용받기 시작함에 따라 BIPV에 대한 수요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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