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한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6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잇따라 만나 “한국 민주주의의 저력은 물론 최 권한대행 체제 리더십을 완전히 신뢰한다”며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북한은 동해상으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하며 새해 들어 첫 무력시위에 나섰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를 찾아 최 권한대행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미 동맹은 한반도와 인도ㆍ태평양지역 평화ㆍ안정의 핵심 축이라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한 치의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 권한대행도 “블링컨 장관의 방한은 그 자체로 흔들림 없는 한미 동맹을 보여준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후 블링컨 장관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블링컨 장관은 “한미동맹은 공동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어서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역량도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우리 양국의 관계는 어느 한 지도자나 한 정부, 한 정당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최근 계엄 및 탄핵 사태에 대해선 “한국이 헌법과 법치주의에 입각해 앞으로 나아갈 것으로 믿는다”며 한국 민주주의 대한 신뢰를 보였다.

조 장관도 “계엄 사태 이후 지난 한 달 동안 미국 관계자들과 소통하며 양국 간에 완벽한 신뢰가 있고 한미 동맹의 미래가 밝고 굳건함을 확인했다”며 “이와 관련한 두려움이나 불안은 없다”고 화답했다.

블링컨 장관은 북러 협력에 대해선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모스크바(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우주ㆍ위성기술을 공유할 의도가 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십 년간의 정책을 뒤집고 북한의 핵을 용인할 가능성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제공 등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협력을 확대하는 노력이 문제 해결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두 장관은 이날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나선 북한을 강력 규탄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오늘 있었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빈틈없는 연합방위태세와 확장억제 강화를 통해 북한의 어떠한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하고 단호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한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임기를 약 2주 남기고 ’고별 순방’ 차원에서 이뤄졌다. 그는 한국에 이어 오는 9일까지 일본 및 프랑스도 순방할 예정이다.

한편, 북한은 이날 12시쯤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한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늘 정오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비행체 1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미사일은 1100여 ㎞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해 11월 5일 이후 두 달 만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해 4월 2일에 쐈던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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