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외국인투자자 1.5조 코스피 순매수
빚투 잔고도 증가세…16조원 넘어
[대한경제=권해석ㆍ김관주 기자]지난해 20% 넘게 하락한 코스닥 지수 상승률이 올해는 5% 넘게 상승했다.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좋은 출발이다. 코스피 지수도 올해 5%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고 있고, 개인투자자도 신용거래융자 잔고를 늘리면서 총알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코스닥 지수는 연초 대비 5.85% 상승했다. 지난해 21.74% 하락한 코스닥 지수는 올해 증시 개장과 함께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반등했다. 매년 10일 기준으로 올해 코스닥 지수 상승폭은 지난 2009년 7.96% 이후 최대다.
지난해 9.63% 하락한 코스피도 올해는 지난 10일까지 4.85% 오르면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증시 상승폭은 주요 국가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올해 0.77%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각각 1.72%와 4.96% 하락하는 등 해외 주요 증시는 약세로 출발하고 있다.
올해 국내 증시가 강한 상승세로 출발한 것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 증시가 하락을 거듭하면서 기술적 반등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KRX 반도체 지수가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13.76%가 올랐고, KRX 에너지화학 지수도 8.38% 상승했다. KRX 자동차 지수도 6.05% 상승하면서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팔자세를 이어온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초 코스피 주식을 대거 매수하면서 국내 증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자료를 보면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1조549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는데, 이달에 순매수 전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개인투자자도 국내 증시 확대 기회를 엿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 규모는 지난해 말(15조8170억원)보다 2067억원(1.3%) 늘어난 16조237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6조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앞서 작년 12월12일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등의 여파로 4년 만에 최저치(15조1632억원)를 기록한 바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 빌린 돈으로 주식을 매수한 후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의미한다. 잔고 증가는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을 반영할 수 있다. 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기대하며 빚을 내 주식을 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5년 시작과 함께 한국 증시에 훈풍이 불고 있다. 작년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한국 증시가 연초 이후 최고의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며 “미국 정책의 수혜가 명확하거나 성장에 대한 차별적 모멘텀이 있거나 한국만의 강점을 보유한 기업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연말까지 비관이 팽배했던 한국 증시가 지금은 기회의 땅이 될 시기”라고 봤다.
권해석ㆍ김관주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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