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인력, 수출 현황 등 전수조사…115년 만에 최초
“정부사업 전방위 추진, 승강기 업계 진일보 토대 ”
“건설산업 침체 대비…해외 진출 적극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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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천 대한승강기협회장(가운데)이 15일 반얀트리 호텔 서울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대한승강기협회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대한승강기협회가 올해 승강기 산업 실태조사를 처음으로 실시한다. 조사 항목은 국내 승강기 업체의 매출액과 수출입 현황, 직원 수, 부품 생산 규모 등이다. 그동안 승강기 관련 데이터는 국가통계 중 기계장비로만 분류돼 산업 측면의 활용성이 떨어졌는데, 앞으로는 명확한 통계 자료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조재천 대한승강기협회장이 15일 반얀트리 호텔 서울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부터 시행될 승강기 산업 실태조사에 대한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승강기 산업 실태조사는 1910년 국내 최초의 승강기가 설치된 이후 115년 만에 수행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시행된 승강기산업진흥법을 근거로 올해 행정안전부 사업예산이 편성됐으며, 매년 1회씩 시행할 예정이다. 그동안은 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현황자료 정도만 취합해 왔는데, 앞으로는 승강기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협회는 오는 4월경 실태조사에 본격 착수해 5∼6개월간의 조사 및 분석을 거쳐 연내에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는 구상이다. 행정안전부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승강기 산업진흥을 위한 종합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게 된다.
조 회장은 “승강기 산업은 건설업의 후방산업이다. 건설사가 18∼24개월 전 시작한 사업이 올해 승강기 업계의 일감이 되는데, 지난 2년간 업황이 좋지 않았다. 올해도 제조업체 공장 가동률이 60%대로 떨어지고, 심한 곳은 40%대라고 한다”면서, “실태조사를 통해 업계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정부가 해외 진출이나 인력 양성 등 지원계획을 수립할 때 데이터를 제공할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앞으로도 진흥법을 근거로 한 정부 사업에 협회가 전방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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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천 회장은 올해 건설 경기 침체를 우려하며, 내수 시장에 치우친 승강기 업계도 해외 시장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대한승강기협회 |
올해 한국 경제는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크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2.2%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건설투자 분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성장이 예상된다. 건설 경기와 한 몸으로 움직이는 승강기 업계 또한 침체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국내 10대 건설사가 국내외 공사에서 받지 못한 미수금이 17조원을 넘었다. 중견 건설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하거나 지역 건설사가 폐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승강기 산업이 건설업 전체 규모의 4∼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승강기 업체 중에서도 힘든 업체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수출 확대를 제시했다. 그는 “승강기 업계가 내수 중심에서 해외시장으로 방향을 틀어 규모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라며,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하고,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이 논의되면 재건 작업에 들어갈 거다. 여기에 국내 건설사가 대거 참여할 수 있고, 승강기 업계 역할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11월 임시총회에서 제3대 협회장에 선출되면서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임기도 2026년 11월까지 연장됐다. 남은 임기 동안에는 업계 대표 단체로서 협회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정부 및 유관기관과 소통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업계 최초로 전 분야 관계자 300여 명을 한자리에 모은 ‘승강기산업인의 밤’ 개최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13일 진행한 행사는 승강기 산업인의 의욕을 고취하고,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성료했다.
조 회장은 “올해는 진흥법이 통과된 후 본격적인 진흥 사업이 시작되는 해다. 이를 승강기 산업의 전환점으로 삼고, 지난 임기 때 완료하지 못한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라며, “각종 규제 완화, 제도 개선 등을 통해 회원사 뿐만 아니라 아직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중소 승강기 업체들도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역할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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