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희용 기자] 국내 상장기업의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이 8년 새 2.7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6일 발표한 ‘주요국 상장사 한계기업 추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한계기업 비중은 19.5%(2260곳 중 440곳)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25.0%)에 이어 분석대상국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프랑스(19.4%), 독일(18.7%), 영국(13.6%), 일본(4.0%)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한계기업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2016년 7.2%(163곳)에서 2024년 3분기 19.5%(440곳)로 12.3%p 증가했다. 이는 미국(15.8%p)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영국(6.9%p), 프랑스(5.4%p), 일본(2.3%p), 독일(1.6%p)은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한계기업 비중 변화를 살펴보면 코스닥 기업들의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작년 3분기 코스닥 시장의 한계기업 비중은 23.7%로 코스피(10.9%)의 두 배를 웃돌았다. 2016년 이후 증가폭도 코스닥이 17.1%포인트로 코스피(2.5%p)를 크게 앞섰다.
한경협 측은 경기부진 장기화에 따른 타격을 중소기업이 크게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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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장사 업종별 한계기업 비중(‘24년 3분기 기준) /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국내기업들은 극심한 내수부진과 트럼프 2.0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으로 경영압박이 크게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직면한 난관을 극복하고, 미래 글로벌경쟁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상법개정 논의를 지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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