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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C 영풍주식 매입 놓고 고려아연-영풍ㆍMBK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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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08 10:51:34   폰트크기 변경      
“적자회사가 본업 무관 575억 투자” vs “연간 실적 흑자, 투자 가치 충분”

지난달 23일 열린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 현장./사진: 고려아연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의 영풍 주식 매입을 둘러싸고 영풍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이 정면충돌했다.

영풍ㆍMBK는 적자 상태인 SMC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위해 575억원을 들여 영풍 주식을 매입했다고 비판했고, 고려아연은 SMC가 연간으로는 흑자를 기록했으며 영풍 주식 매입이 가치있는 투자라고 반박했다.

영풍ㆍMBK는 7일 SMC가 지난해 4분기 매출 1570억원, 영업손실 370억원, 당기순손실 280억원을 기록한 상황에서도 본업과 무관한 영풍 주식을 매입하는 데 575억원을 썼다고 지적했다. 이는 SMC가 최근 5년간 연평균 설비투자액 1068억원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영풍ㆍMBK는 “SMC가 대규모 보수 비용이 필요한 상황에서 정상적인 경영진이라면 본업과 관계없는 영풍 주식 매입에 575억원을 쓰는 결정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최윤범 회장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게 실적 공시를 통해서도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고려아연도 반박자료를 내고 “SMC는 지난해 4분기에 제련소 설비 최신화와 효율화를 위한 대규모 수리를 진행해 일시적으로 실적이 감소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SMC는 지난해 1~3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했고, 연간으로는 2500만달러(약 361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기계 설비의 가치 감소분 등을 제외한 순수 영업이익, EBITDA)을 기록하며 흑자를 달성했다.


영풍 주식 매입의 적절성을 둘러싼 공방도 치열하다. 영풍ㆍMBK는 “SMC의 영풍 주식 취득이 고려아연에 적용되는 상호출자 금지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 회장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계열회사를 희생시켰다”고 비판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이번 주식 매입이 영풍ㆍMBK의 적대적 M&A(인수ㆍ합병) 대응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SMC가 영풍 지분 10.3%를 시가보다 30% 낮은 가격에 매입해 회사 차원에서 상당한 이익을 얻었다”며 “영풍의 주가순자산비율(주가를 1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 PBR)이 0.1~0.2배에 불과해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고, 연간 19억원의 배당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나아가 “영풍ㆍMBK가 575억원을 들여 산 영풍 주식이 무가치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영풍이 스스로 시장과 투자자들로부터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SMC는 지난달 23일 열린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 전날 영풍 지분 10.33%를 575억원에 사들였고,‘고려아연→SMC→영풍→고려아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었다. 그 결과 고려아연 지분 25.42%를 보유한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됐는데, 영풍ㆍMBK는 이 같은 행위가 위법이라며 최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한편 SMC는 대규모 설비 수리를 마친 덕분에 올해 상반기부터 생산이 정상화되고 금속 추출 효율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생산량과 수익성도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은 “10년마다 해야 하는 배소로(광석을 녹이는 설비) 교체와 25년 만의 황산타워 교체 등 대규모 설비 점검 및 교체 작업”이라며 “SMC는 영풍ㆍMBK 측의 적대적 M&A가 성공할 경우 정기적인 설비보수조차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신사업 계획 지연 등으로 미래 성장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하에 주체적으로 영풍 주식을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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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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