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바이오매스 발전소 REC 1.5→0.5 조정 후폭풍
영동발전 폐쇄 시 일자리 400개 증발, 지역경제 직격타
민간 발전소도 수익성 악화…“20년간 누적적자 4.5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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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동발전 영동에코발전본부 전경./ 사진:영동에코발전본부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국산 목재펠릿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수입산 목재펠릿 REC(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가중치를 조정한 결정이 기존 바이오매스 발전소의 운영중단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바이오매스 발전은 한때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적다며 정부가 장려하던 발전 방식이었으나, REC 가중치 축소로 수백 억원에서 수천 억원의 적자운영이 불가피해졌다. 이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운영되는 발전소가 문을 닫으면 일자리 증발은 물론이고, 자영업자 등 지역경제에 직격타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규모의 바이오매스 발전소(영동에코1호기 125㎿, 2호기 200㎿)를 운영하는 한국남동발전 영동에코발전본부는 정부의 REC 가중치 감축 결정에 따라 당장 올해부터 수백억원의 수익이 감소하고, 내년부터는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사업구조가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지난달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 및 연료 혼합의무화제도 관리운영지침’을 개정해 기존 1.5REC를 적용받던 공공 목재펠릿 활용 전소설비의 가중치를 올해 1.0REC로 줄이기로 했다. 이 가중치는 내년엔 0.75REC로 조정되고, 2027년부터는 0.5REC만 적용된다.
줄어든 REC 가중치를 단순 계산하면 영동발전본부 내년부터 약 1300억원 이상의 손실(2월 육지 현물가 기준)이 예상된다. 연간 360만REC를 획득하던 REC가 당장 내년부터 절반 수준으로 감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REC 가중치를 온전히 적용받기 위해 전체 연료를 국내산 목재펠릿으로 사용하기도 어렵다.
우선 국내산 목재펠릿(t당 32만원)은 수입산(t당 26만원) 대비 가격이 t당 6만원가량 비싸다. 영동에코발전본부의 연간 목재펠릿 소비량은 약 90만t인데, 전체 연료를 국내산으로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수입산보다 연간 540억원의 연료비 지출이 늘어난다.
심지어 국내산은 생산용량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다. 전국 바이오매스발전소에서 필요한 목재펠릿은 연간 약 500만t 정도인데, 국내산 생산량은 최대 설비용량 기준으로도 80만t에 불과하다. 국내산 원료를 사용하고 싶어도 생산 물량이 뒷받침되지 않는 것이다.
남동발전 노조 관계자는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정책 결정으로 영동발전본부는 당장 내년부터 운영중단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만약 발전소가 폐쇄되면 석탄발전소를 전환하는 데 투입된 2700억원의 매몰비용은 물론이고, 400개 넘는 일자리가 사라진다. 관계된 가족의 생계와 인근 소상공인도 피해를 입어 지역경제가 붕괴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우드펠릿 발전소는 최소 30년 이상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수천억원이 투자된다. 그런데 영동발전소는 이제 막 5년 정도 운영한 상태에서 적자가 나게 생겼다”며, “REC 가중치를 갑자기 줄이고, 기존 발전소에도 소급 적용한다면 앞으로 누가 정부 말을 믿고 투자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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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민 한국남동발전 노조위원장(가운데)과 노조원들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남동발전 노조 |
민간 바이오매스 발전소 상황도 다르지 않다. 민간은 공공과 달리 20년에 걸쳐 REC 가중치가 조정되지만,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민간 목재펠릿 바이오매스 발전업계는 이번 조치로 향후 20년간 약 4조5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REC 가중치 조정 발표 시기에 대한 비판도 있다. 지난해말까지 민간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자와 국산 목재펠릿 업계는 자발적 협의체를 구성해 상생 방안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정부가 REC 감축을 강행하면서 상생 협의체도 와해됐다.
이와 관련, 발전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이뤄지는 상생의 결과물을 확인한 뒤 제도를 바꿔도 늦지 않았는데, 정부가 왜 이렇게 성급히 결정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발전 시장이 무너지면 수입ㆍ국내산 할 것 없이 목재펠릿 수요가 줄고, 국산 목재펠릿 시장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 REC 가중치 감축에 따른 악영향을 재검토하고, 발전사업자와 국산 목재펠릿 업계가 상생할 방안을 다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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