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7228억ㆍ영업익 1227억
해외사업 호조...애경 제치고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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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오진주 기자] 대기업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내 뷰티산업의 왕좌가 신흥 기업의 약진으로 흔들리고 있다. 뷰티 디바이스 분야의 선두주자인 에이피알이 애경산업을 제치고 ‘뷰티 빅3’에 올라섰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의 연결 기준 지난해 잠정 매출은 7228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오르며 6000억원을 건너뛰고 7000억원을 넘겼다. 영업이익도 17.7% 증가한 1227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에이피알은 애경산업의 매출을 넘어서게 됐다. 애경산업의 지난해 매출은 67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474억원으로 23.52%나 하락했다. 그동안 국내 뷰티시장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양강 체제에 애경산업까지 더해 빅3로 통칭됐다.
뷰티 기기가 아닌 화장품만 떼어 놓고 봐도 에이피알의 매출이 더 많다. 지난해 에이피알의 화장품·뷰티 매출은 338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6.8%를 차지했다. 반면 애경산업의 지난해 화장품 매출은 2615억원으로 전년보다 4.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에이피알의 역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전체 매출의 64%를 차지하는 해외 성과다. 지난해 에이피알은 처음으로 해외 매출 4000억원을 넘겼다.
그중에서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성장이 매출을 견인했다. 지난해 에이피알의 미국 매출은 158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0%나 신장했다. 에이피알 전체 매출 중 미국(28%)은 한국(36%)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B2B(기업간 거래) 사업을 통해 유럽과 중동지역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에이피알은 올해 더 많은 국가로 진출할 계획이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현재 성장세를 유지할 경우 올해 ‘조 단위’ 매출도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피알 아래에서도 K-뷰티 기업들이 차순위를 노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리들샷’ 돌풍을 일으킨 브이티는 지난해 4255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43.98%나 증가하며 4000억원 대열에 가뿐히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1118억원으로 145.39%나 신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브이티의 전체 매출 중 음반관련 사업 등을 제외한 화장품 부문 비중이 작년 3분기 기준 75%가 넘었던 점을 고려하면, 화장품만으로도 매출 3000억원을 넘겼을 것으로 예상된다.
티르티르와 스킨1004 등 ‘핫’한 인디 브랜드만 사 모으고 있는 구다이글로벌도 현재 성장 속도로 보면 지난해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구다이글로벌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1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도 전체 매출인 1395억원을 한 반기에 넘긴 셈이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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