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사설] 재정과 통화 당국의 ‘공 떠넘기기’… 반 발짝씩 양보해 공조하라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5-02-12 15:32:54   폰트크기 변경      

경기 부양책을 놓고 재정당국과 통화당국이 서로 공을 떠넘기는 양상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KDI는 11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하향조정해 발표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제기했다. 당초 공식 발표자료에는 없었지만 경제전망실장이 후속 브리핑에서 한국은행 소관인 통화정책에 대해 거론한 것이다. KDI는 평소 기획재정부의 정책 연구를 수행하는 등 긴밀한 협력 관계여서 실장 발언은 사실상 기재부 입장을 대변한 것이다.


기재부는 그간 야당의 추경 요구에 “본예산 조기집행이 먼저”라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올해도 수십조원 규모의 세수결손이 예상되는 데다, 재원 마련을 위해 적자국채를 발행하면 재정건전성 악화로 국가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꺼릴 수밖에 없다. KDI는 추경의 미미한 재정승수까지 설명하며 ‘추경 회의론’을 띄웠다.


반면에 기준금리에 대해선 “적어도 두세 차례 내리는 게 필요하다”고 한은을 압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15조~20조 정도’의 추경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가급적 빨리’까지 덧붙였던 데 대한 맞대응으로 볼 수도 있다. 한은도 미국과의 금리차가 더 벌어지면 환율이 1500원대를 향해 치솟고, 외국인 투자자의 ‘코리아 엑소더스’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기피하긴 마찬가지다.


이렇듯 두 당국이 신경전을 벌이며 부양책을 미적거리면 내수 부진에 수출 악화, 정치 불안까지 겹친 3중 악재 속에서 저성장 탈출 골든타임을 놓치고 만다. 조금씩 양보해 부담을 나눠 짊어지는 선에서 공조가 이뤄져야 한다.


금리의 경우 KDI 분석대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한은의 목표치보다 낮다는 점에서 추가 인하 여력이 있다. 추경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정협의회에서 논의해달라”며 열린 자세를 보인 만큼 여야는 조속히 추경에 합의를 도출해 내수진작의 마중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