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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싸움 끝낸 한미…전문경영인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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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16 16:32:24   폰트크기 변경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송영숙 회장
신임 CEO도 곧 선임…각자대표로
오는 3월 정기주총서 새 비전 공개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 체제’ 유지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한미약품그룹이 1년 넘게 이어진 창업자 일가 형제와 모녀 간 경영권 분쟁을 매듭짓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 국내 제약업계 선두주자인 한미약품의 이번 변화는 국내 제약산업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창업자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차남 임종훈 대표이사가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임 회장의 부인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 사진: 한미약품 제공


송 회장의 대표 선임은 이날 이사회에서 참석 이사 6명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사회에는 이사 총 7명 중 임종훈 대표이사를 포함해 6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임시주주총회 이후 4인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라데팡스 파트너스) 측 5명, 형제(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측 5명으로 구성돼 5대5 동률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형제 측 인사로 분류되는 이사 2명이 잇달아 사임하면서 균형추가 기울어졌다. 또한 임종윤ㆍ임종훈 형제도 차례로 사임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4인연합이 온전히 장악하게 됐다.

이로써 송 회장은 지난해 5월 한미사이언스 공동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지 약 9개월여 만에 경영에 복귀하게 됐다.

또한 장남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은 최근 한미사이언스 이사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한미그룹 자회사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북경한미) 동사장(이사회 회장)에 선임됐다. 이로써 창업자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종식됐다.

4인연합은 그동안 강력하게 주장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가 지분만큼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구조로 대주주는 이사회에서 한미를 지원하고 전문경영인이 선두에서 한미를 이끌어 나가는 구조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롤모델로 삼고 있는 기업은 ‘가족기업’ 머크다. 머크는 독일의 약방에서 시작해 세계 5위권의 대표적인 글로벌 제약기업 중 하나로 기본적으로 가족위원회와 파트너위원회 등 두 개의 위원회를 운영한다.

가족위원회는 머크 가문의 일원과 머크 사업 분야에 정통한 외부 전문가로 혼합해 파트너위원회 구성원을 선출한다. 이렇게 선출된 파트너위원회에서 머크의 최고경영진이 선임된다. 선임된 전문경영인은 철저하게 독자경영을 추진할 수 있고 대주주들은 감독 기능을 한다. 지난 1920년대부터 이미 머크 가문 일원은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이사회를 통해 회사의 철학과 비전을 실현한다.

우선 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은 전문경영인인 기존 박재현 대표이사 체제가 유지된다. 4인연합 지지를 받는 인물로 대표는 한미약품에서 품질관리, 생산, 영업, 연구개발 등 다양한 부문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정통 ‘한미맨’이다. 지난 2023년 3월 취임 이후 경영 활동에서 무난한 평가를 받아왔고 회사 실적도 꾸준히 성장했다.

신약개발 부문에서도 거버넌스 이슈와는 무관하게 혁신 비만치료제 개발 등 열정적인 연구 활동이 이뤄지고 있으며 4인연합은 그룹 전체가 이러한 거버넌스 쇄신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도 전문경영인이 새롭게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송영숙 신임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로 꾸려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더 발전된 한미사이언스 거버넌스 체제에 대해서는 3월 정기주총 이후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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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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