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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금산법상 ‘10%룰’로 밸류업 효과 반감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5만 전자’에 머물러 있는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근 매입한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이와 함께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취득한다.
삼성전자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514만4628주, 종류주(우선주) 691만2036주 규모의 주식 소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1주당 가액은 100원이며, 소각 예정 금액은 약 3조487억원이다. 소각 예정일은 오는 20일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1년간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분할매입 및 소각 등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것이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또 19일부터 오는 5월 16일까지 보통주 4814만 9247주(2조 6963억원), 우선주 663만 6988주(3036억원)를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삼성전자는 5월까지 취득할 3조원 규모의 자사주 중 약 5000억원은 임직원 상여 지급 등 주식기준보상에 사용하고 나머지 약 2조5000억원은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 등의 목적으로 취득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행 금산분리법(금융산업의 구조 개전에 관한 법률)상 ‘비금융 계열사 지분 10%룰’이 수조원을 투입한 밸류업을 무력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총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ㆍ주당순자산(BPS)이 오르는 반면 그룹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율도 덩달아 10%를 초과하게 된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최근 2800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하면서 삼성전자 주가를 떨어뜨렸다. 2018년 삼성전자의 9조원 자사주 소각 때도 1조4000억원대 블록딜로 인해 주가가 3% 가까이 빠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한 자기주식을 이사회 결의에 의해 소각하는 것으로 주식수만 줄고 자본금의 감소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61% 오른 5만6900원에 마감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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