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두산스코다파워 상장 기념식에서 두산에너빌리티 박상현 사장(오른쪽)과 프라하 증권거래소 페트르 코블리츠 CEO가 증시 상장을 알리는 종을 울리고 있다./사진: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두산에너빌리티의 체코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가 체코 프라하 증권거래소 상장 일주일여 만에 주가를 25% 끌어올렸다. 유럽 원전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두산스코다파워의 기술력과 실적이 부각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낸 덕분이다.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신규 설비 투자 등에 활용하려는 계획은 주가 호조로 더욱 탄력받게 됐다.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가능성도 거론된다.
18일 체코 증권거래소 등에 따르면 현지 프라임마켓에 상장한 두산스코다파워 주가는 현지시간 17일 298CZK(체코 코루나, 약 1만8000원)로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였던 240코루나(약 1만4500원) 대비 24% 상승한 금액이다. 우량기업만이 상장 가능한 프라임마켓에서도 강세라는 점에서 곧 주요 주가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가지수 편입은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 유입 등으로 추가 주가상승과 유동성 개선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주가 호조는 원전시장 성장 잠재력과 두산스코다파워의 기술 경쟁력이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은 덕분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에너지 수요는 인공지능(AI) 산업 발전 등으로 급증하고 있으며, 글로벌 원자력 발전량도 꾸준히 성장세다. 원자력발전용 증기터빈 분야 기술이 우수한 두산스코다파워가 호실적을 낼 가능성도 커졌다는 얘기다.
두산스코다파워는 3㎿부터 1300㎿까지 다양한 출력범위의 증기터빈을 맞춤형으로 공급할 수 있고, 55개의 특허를 보유한 글로벌 5대 증기터빈 기술 보유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1960년 이후 62개국에 576개의 증기터빈(약 56GW 규모)을 공급해왔는데, 중국ㆍ러시아ㆍ이란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2위에 해당하는 점유율이다.
여기에 민간 발전 기자재 생산 업체로는 처음으로 체코 증시에 상장한 점과 진입장벽이 높은 프라임마켓에 상장한 점, 전년도 순이익의 최소 70%를 배당금으로 지급할 계획 등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낸 배경이다.
이러한 상황은 두산스코다파워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주가호조는 두산스코다파워의 투자여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스코다파워는 상장 시점부터 조달한 자금을 신규 설비 투자,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R&D(연구개발) 투자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상장 과정에선 290만주의 신주를 발행했고, 6억9600만코루나(약 420억원)를 조달했다.
모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에게도 호재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스코다파워 지분 100%를 보유했던 두산파워시스템SA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스코다파워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두산스코다파워는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762만7000주)로 18억3048만코루나(약 1103억원)를 확보했고, 이는 모기업인 두산파워시스템SA에 귀속됐다. 두산에너빌리티가 11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는 얘기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실적발표를 통해 두산스코다파워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미래 성장동력 투자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도 거론된다. 두산파워시스템SA의 부채를 청산하고, 두산에너빌리티가 직접 두산스코다파워를 지배하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두산파워시스템SA의 부채총액(종속기업 포함)은 7051억원이다. 두산스코다파워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은 모회사 부채 청산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두산스코다파워 상장은 현지 사업경쟁력 강화와 투자재원 마련이 목적”이라고 설명하며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