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단체 조직혐의 무죄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대규모 전세사기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된 이른바 ‘건축왕’이 305억원대 추가 사기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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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
인천지법 형사합의14부(재판장 손승범 부장판사)는 20일 사기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모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 등 공범 30명 중 15명에게는 무죄가, 나머지는 징역 6개월~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남씨는 364명의 임대차 보증금 174억원을 편취했고 범행 기간의 반복성이나 피해 중대성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불량하다”며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전세시장의 신뢰를 저하하는 등 파생적 피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임대차 보증금 가운데 신규 계약 금액이나 증액 계약 금액만큼만 편취 금액으로 보고 동액 계약(같은 금액으로 재계약한 경우)은 무죄로 판단했다”며 남씨의 사기 혐의 액수 가운데 174억원만 인정했다.
특히 재판부는 남씨 일당에게 적용된 범죄단체조직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남씨가 임대차 보증금을 가로채려고 범죄단체를 조직하고 다른 직원들이 가입해 활동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업 확장 단계에서 단체가 만들어진 것이지 전세사기 목적으로 결성된 것도 아니라는 이유다.
남씨 등은 2021~2022년 인천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372채의 전세 보증금 305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남씨는 인천과 경기도 일대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2700채를 보유해 건축왕으로 불렸다.
또한 남씨는 2018년 1월 동해 망상지구 사업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건설사의 신축 아파트 공사대금 40억원을 빼돌리는 등 117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남씨가 횡령한 공사대금을 메꾸기 위해 전세 보증금을 사용하면서 보유 주택의 경매와 전세 보증금 미지급 사태가 벌어졌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었다.
남씨 일당의 전체 전세사기 혐의 액수는 536억원(665채)이지만 이날 재판에서는 305억원대 사기 혐의만 다뤄졌다.
앞서 남씨는 148억원대(피해자 191명) 전세사기 혐의로 처음 기소돼 지난달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추가 기소된 나머지 83억원대(피해자 102명)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별도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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