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 '신세계 마켓' 입구./사진=신세계백화점 |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이제 신세계답네요."
28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 내 슈퍼마켓 '신세계 마켓'을 찾은 60대 여성이 매장을 둘러보며 말했다. 신세계 마켓으로 새단장하기 전부터 이곳에서 장을 봤다는 그는 "예전 마켓은 다른 백화점 마켓과 다른 점이 크게 없었다"며 "고급스러움이 '신세계스럽다'"고 덧붙였다.
![]() |
우정욱 셰프의 브랜드 '수퍼판 델리' 코너에서 고객들이 간편식을 고르고 있다./사진=오진주 기자 |
신세계백화점은 이날 식품관 슈퍼마켓을 신세계 마켓으로 다시 열었다. 이로써 지난 2023년 리뉴얼 계획 발표 이후 마지막 단계에 다다랐다. 연내 마켓 옆 델리 코너를 새단장하면 장기 프로젝트가 끝난다.
신세계가 노리는 건 디저트 전문관인 '스위트 파크'와 호텔형 미식관인 '하우스 오브 신세계', 신세계 마켓으로 이어지는 고품격 공간의 완성이다. 미식만이 아닌 프리미엄 가치까지 더해 강남점을 고급 문화의 기준으로 만들겠단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 마켓은 최고급 식재료와 서비스를 총망라했다. 매장 입구 '데일리 플라워' 코너에서 반겨주는 꽃향기가 이를 증명한다.
과일은 신세계가 농가와 함께 연구ㆍ개발한 '셀렉트팜(지정 산지)' 과일이고, 쌀은 경기 여주 농가와 단독 계약한 '소식재배미'를 선보인다. 정육은 신세계 바이어가 직접 경매로 매입한 한우와 돼지고기를 제공한다. 식료품은 트러플과 캐비아 등 최고급 식재료가 입점했다.
![]() |
제주 해녀 해산물을 새로 브랜딩한 '해녀의 신세계' 코너 모습./사진=오진주 기자 |
이 모든 서비스는 강남점의 주 고객인 인근 상권 고소득층 주민을 겨냥하고 있다. 신세계마켓은 블랙다이아몬드 이상 고객은 발렛 라운지까지 짐을 들어주거나 전용 계산대를 이용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강남점이 거래액 3조원 돌파 시점을 한 달 이상 앞당긴 이유로 스위트 파크와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꼽는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리뉴얼 전 강남점 마켓은 전체 매출 중 연간 1000만원 이상 구매하는 우수고객(VIP) 비중이 60%에 달한다. 방문 빈도도 일반 고객보다 4배 많다.
![]() |
과일 코너에 소용량으로 포장된 과일이 진열돼 있다./사진=오진주 기자 |
신세계 마켓은 저가 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마트와 정반대 지점에 있다. 고가더라도 신선한 재료를 원하는 만큼 소량으로 구매하길 원하는 수요가 신세계 마켓의 대상이다.
약 270종의 치즈는 원하는 모양과 무게로 구매할 수 있고, 플래터로도 만들 수 있다. 국내에서 양봉한 꿀은 디스펜서 용기에 소용량으로 담아준다. 내가 고른 국내산 건어물과 건채소를 바로 분쇄해 '나만의 육수팩'도 만들어준다.
![]() |
'신세계 마켓' 계산대에 줄이 늘어서 있다./사진=오진주 기자 |
인근 아파트에 아내와 둘이 살고 있다는 A씨는 특수채소 코너에서 유럽인들이 즐겨먹는 채소인 엔다이브를 두 개만 구매했다. 그는 "오늘 저녁 식사에 올릴 거라 많이 필요없다"고 말했다. 남편과 먹을 반찬을 사러 왔다는 70대 여성도 표고버섯을 소량만 담아 저울에 쟀다.
앞으로 델리와 건강식품 매장까지 새단장하면 강남점 식품관은 축구장 3개 크기에 달하는 약 2만㎡(6000여평)의 국내 최대 규모를 완성하게 된다.
오진주 기자 ohpearl@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