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오너3세 단독경영 체제 전환
동화약품, 오너4세 지분 승계…전문경영인과 공동대표 선임 전망
삼진제약, 창업주 2세…나란히 공동대표이사 선임 전망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창업주로부터 2∼4세에 이르는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되고 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책임경영을 위해 오너 가문의 후계자들이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다.
보령은 이달 임기만료를 앞두고 장두현 대표가 자진 사임함에 따라 오너 3세인 김정균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된다. 이로써 김 대표는 신성장동력인 우주사업은 물론 장 대표와 함께 이끌었던 제약사업까지 모든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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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균 보령 대표 / 사진: 보령 제공 |
1985년생인 김 대표는 창업주 김승호 보령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의 아들이다. 미국 미시건대학교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 사회행정약학 석사 과정을 마친 글로벌 사업 전문가로, 2011년 삼정KPMG를 거쳐 2014년 보령에 입사해 2022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동화약품에서는 오너 4세 윤인호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이 올해 대표이사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아버지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이 윤 부사장에게 보통주 115만3770주(4.13%)를 증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약 70억원 규모로, 이번 증여로 윤 부사장의 지분율은 2.30%에서 6.43%로 확대된다. 반면 윤 회장의 지분은 5.13%에서 1%로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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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호 동화약품 부사장 / 사진: 동화약품 제공 |
이로써 윤 부사장의 지분율은 간접지배분까지 포함해 약 33%에 달한다. 동화약품 최대주주인 디더블유피홀딩스는 지분 15.22%를 보유하고 있으며, 윤 부사장은 이 회사의 지분 60%를 소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증여가 대표직 선임을 앞두고 윤 부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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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조규석ㆍ최지현 삼진제약 사장 /사진: 삼진제약 제공 |
삼진제약은 내달 21일 정기 주총에서 임기가 끝나는 최용주 대표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에 오너 2세인 최지현ㆍ조규석 사장이 공동대표로 회사를 이끌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진제약은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이 공동 창업했으며, 조 사장(경영관리·생산 총괄)은 조 회장의 장남이고, 최 사장(영업·마케팅·R&D 총괄)은 최 회장의 장녀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경영승계가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급변하는 글로벌 제약산업 환경에서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산업은 R&D 투자가 장기간 필요하고 성공 확률도 낮은 고위험 산업인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오너가의 책임경영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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