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백경민 기자] 한국농어촌공사 일부 지역본부에서 지역특화 스마트팜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공동계약(지역의무공동도급)을 불허한 데는 정부의 관련 실적제한 강화 방침에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국내 스마트팜 1호인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중심으로 각종 하자가 발생하면서 부실 시공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스마트팜 혁신밸리에 입주한 청년농업인들은 지붕 누수, 천장 개폐 불량 등이 수없이 반복돼 인당 최소 수천만의 피해를 입었다며 원인 규명과 보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에 ‘스마트팜 시설 운영ㆍ관리 제도개선 방안’의 일환으로 시공사 선정시 관련 실적제한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그간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지역제한을 설정해 시공사를 선정했지만, 온실 시공 실적이 없는 업체가 선정됐던 게 부실 시공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는 판단이다.
이같은 정부 방침에 따라 최근 발주되는 농어촌공사 지역본부의 지역특화 스마트팜에 대한 실적제한 기준은 대폭 강화됐다.
일례로 농어촌공사 충남지역본부의 ‘공주 시설원예 지능형 임대온실단지 조성사업 온실공사(이하 추정가격 61억원)’는 입찰공고일 기준 10년 이내 준공검사가 완료된 1건 단일공사로 스마트팜 온실공사 도급액 60억원 이상의 준공 실적을 기준으로 삼았다.
하지만 입찰 결과 무려 22개사가 시공실적 미만으로 무더기 탈락했다. 관련 실적을 충족한 업체는 6개사에 불과했다.
이에 앞서 입찰 일정을 소화한 경남지역본부의 ‘밀양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팜 조성사업 온실공사(99억원)’도 농업용 유리온실 98억원 이상 시공실적(최근 10년 이내 완료된 1건 단일공사)을 내세웠다. 이 사업은 첫 입찰에서 1개사 참여로 유찰됐고, 이후 입찰에 참여한 업체도 3개사에 그쳤다.
한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실적 자체가 너무 과도하다”며 “앞선 하자 문제로 지역의무공동도급을 배제하고 가급적 전문적으로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하는 방향이라고 하지만, 이는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으로 지역사를 고사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지역특화 스마트팜 조성사업의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최근 진행된 입찰 결과만 보더라도 이를 충족할 만한 지역사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어서 일부 업체의 독무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강화된 실적제한 기준을 충족하는 업체가 전국에 극소수여서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밖에 없다”며 “고난이도 공사도 아닌 데다, 이들 업체도 과거에는 실적제한 없이 들어가 경험을 쌓고 성장한 것인데, 이런 식으로 계속 발주되면 지역 건설사의 성장을 막아버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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