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 사업이 컨소시엄 내 이탈사가 나오는 등 민간투자 구간이 첫삽을 뜨지도 못한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선투자금’ 반환을 놓고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GTX-B노선 사업에서 DL이앤씨가 탈퇴하고 현대건설이 지분 일부를 반납하기로 했다. 이에 주간사인 대우건설은 DL이앤씨(4.5%)와 현대건설(13%)이 반납 의사를 표명한 지분 17.5%를 인수할 건설사를 놓고 컨소시엄 내 각 사별로 내부 심의를 거치고 있다. 이르면 3월 말에 지분을 인수할 건설사가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GTX-B노선 사업에서 탈퇴 의사를 표명한 DL이앤씨가 이미 낸 투자금을 돌려달라는 의사를 표명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업계 관계자는 “컨소시엄에서 스스로 나가기로 한 만큼 선투자금을 달라고 하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갈등이 커져 최악의 경우 법적 분쟁으로 가더라도 선투자금을 회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투자금은 사업 초기 설계비 등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기 전에 들어가는 운영분담금을 의미한다. 협약을 체결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이 명시된다.
가령 설계비의 경우 EPC(설계ㆍ조달ㆍ시공)에서 도급으로 진행하고 기성 청구로 회수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DL이앤씨는 추후 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 하지만, 설계비 외 운영분담금은 매몰비용으로 이미 소진을 한 상황이고 반환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협약에 명문화 돼 있기 때문에 반환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는 게 업계 통상 시각이다.
이 사안에 대해 업계 일각에선 선투자금 반환을 다르게 보기도 한다. GTX-B노선 선투자금 갈등에 대해 한 마디로 공사비 인상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민간투자를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간다는 게 업계의 관행이었다”면서 “건설업 침체가 이어지면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내부적인 의사결정이라는 명목으로 언제든지 컨소시엄을 나갈 수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GTX-B노선 사업을 이끌고 있는 대우건설은 이같은 내부 갈등에 대해 “공사비 상승 등 사업 환경이 어렵지만 주간사로 갈등을 봉합하고 추가 건설사 이탈을 막는 등 책임있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며 “3월로 목표하고 있는 착공계 제출에는 지장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갈등이 더 커지지 않도록 주시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모든 문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며 “B노선 뿐 아니라 민자 노선으로만 이뤄진 C노선 등 GTX 사업이 정상 추진될 수 있도록 이해당사자들과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DL이앤씨 측도 갈등이 확산되는 것은 경계하는 입장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불가피하게 컨소시엄을 나가게 됐지만 그동안 이 사업이 추진되기 위해 노력했던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다른 건설사가 새로 들어올 경우 들어갔던 비용을 보전해달라는 요청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GTX-B노선은 인천 송도 인천대입구과 경기 남양주 마석을 연결하는 총 길이 82.8㎞의 고속철도다. 사업방식은 ‘재정+BTO(수익형 민간투자)’ 방식이다. 재정구간은 용산∼상봉이며, 민자구간은 인천대입구∼용산과 상봉∼마석이다. 개통 목표 시점은 오는 2030년이다.
노태영 기자 f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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