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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 어쩌라고”… 法ㆍ檢 내부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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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12 15:55:11   폰트크기 변경      
尹대통령 구속취소 후폭풍

현직 부장판사 “형사 절차 혼란”
일선 검사들 “명확한 논리 필요”
대검 “구속기간 ‘날’로 계산하라”
법조계 “사실상 한 명 위한 결정”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12ㆍ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과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로 풀려난 이후 법원과 검찰 안팎에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구속기간은 날이 아닌 실제 시간으로 계산하는 게 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인권친화적’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는 반면, ‘무리한 법 해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사진: 대한경제 DB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도균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구속취소 유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번 결정은 법리적ㆍ제도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며 “종래의 선례가 유지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내란 혐의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가 윤 대통령 측의 구속취소 청구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새로운 구속기간 계산 방식을 제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심우정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가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를 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리면서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풀려났다.


앞서 헌법재판소가 보석(1993년)과 구속집행정지(2012년)에 대한 즉시항고가 위헌이라고 결정했던 만큼, 윤 대통령에 대한 즉시항고 포기는 불가피했다는 게 대검찰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 부장판사는 “법원과 검찰은 수사 기록이 법원에 접수된 날로부터 반환된 날까지의 일수를 구속기간에서 제외하는 실무를 유지해 왔다”며 “이번 결정은 즉시항고 절차를 통해 취소돼야 하고, 이를 통해 절차적 혼선이 정리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을 겨냥해 “무슨 연고인지 이 쟁점이 형사 절차상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법리적으로 상당한 논란이 존재함에도 즉시항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검찰 안팎에서도 ‘항고 포기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물론, 당장 일선 수사 라인에서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박철완 광주고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동종 사안이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고, 당장 이번 사건과 결정을 계기로 많은 구속 피고인과 피의자들이 동종 주장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검사로서는 명확한 입장과 논리를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검장을 지낸 A변호사도 “검찰이 항고와 재항고 절차를 통해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봤어야 할 사안”이라며 “검찰이 언제부터 그렇게 법원 결정을 잘 따랐느냐”고 꼬집었다.

일선 검사들조차 불만을 제기하자 대검은 전날 “기존 방식대로 피의자 구속기간을 ‘시간’이 아닌 ‘날’ 단위로 계산하라”는 업무 지침을 내렸다. 윤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에 대해서는 “즉시항고를 제기하지 않았으나 법원 판단에 동의하기 어려워 본안 재판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법조계에서는 법원과 검찰의 인권친화적인 판단이 윤 대통령 등 권력자나 유력 정치인 사건에서 유독 많다는 비판도 나온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재판부가 즉시항고와 재항고를 거쳐 대법원까지 갈 걸 염두에 두고 구속취소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한 것은 법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윤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새로운 구속기간 계산 방식에 대해서도 양 변호사는 “법원과 검찰, 경찰에서 공소장 등 서류 접수 시간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실무 처리 방식이 모두 바뀌어야 하는 문제”라며 “당장은 (전국 최대 규모인) 중앙지법이 아닌 다른 지방법원이나 지원 단위에서는 제대로 시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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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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