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빌딩./사진: 영풍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13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법 규정을 무시하는 행태가 도를 넘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12일 호주 자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가 썬메탈코퍼레이션(SMC)으로부터 영풍 지분 10.3%를 현물배당받았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측은 이를 통해 고려아연과 영풍 사이에 상호주 관계가 형성됐으므로 이달 말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된다는 입장이다.

영풍ㆍMBK 측은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려아연과 SMC의 순환출자 관련 정식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또다른 순환출자가 이루어진 점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 측은 임시주총 하루 전인 지난 1월 22일에도 SMC가 영풍 지분 10.3%를 취득해 상호주 관계가 형성됐다며, 영풍의 의결권 제한을 주장했었다. 그러나 법원은 최근 ‘영풍의 의결권 제한은 위법’이라는 가처분 인용 판결로 임시주총 결의 대부분을 무효화했다.

이에 영풍은 신규 법인을 설립해 보유 중이던 고려아연 지분을 현물 출자함으로써 상호주 관계 형성 시도에 대응했다. 그러나 고려아연 측은 정기주총 기준일을 문제 삼아 신규법인의 의결권을 부정하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영풍ㆍMBK 측은 설명했다.

영풍ㆍMBK 측은 또한 지난 1월 임시주총 과정에서도 의결권 제한 여부에 다툼이 있으니 법원의 판단을 받은 후 결의를 진행하자고 요청했으나, 고려아연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의결 절차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최 회장이 과거 사업 제휴를 위해 한화, LG화학 등을 주주로 영입했다가 지분율이 비슷해지자 동업 관계를 해소한 점을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대규모 자기주식 공개매수 직후 재무구조 취약성을 이유로 유상증자를 선언한 점 등도 언급하며“최 회장의 경영권 보호라는 목적 앞에서 법규와 신뢰가 부차적 문제로 여겨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경영 행태가 고려아연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적합한지 주주들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는 이달 28일 개최될 예정이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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