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승윤 기자] 회사가 구체적인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채 수습직원의 정식 채용을 거부하면 ‘부당해고’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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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경제 DB |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김준영 부장판사)는 A씨가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을 취소해 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22년 11월 토공사업을 하는 B사와 근로계약을 맺고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근로계약서에는 ‘최초 입사일로부터 3개월은 수습기간으로 하며, 수습기간 만료 시 업무능력 등을 평가해 본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근로계약 이후 약 두 달이 지난 뒤 B사는 ‘수습기간 중 업무능력ㆍ태도ㆍ기타 실적 등을 고려할 때 채용이 불가능하다’고 A씨에게 통보했다. 이에 A씨는 ‘채용 거부 사유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없이 채용이 거부돼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냈지만, 지방노동위에 이어 중노위에서도 기각되자 소송에 나섰다.
법원은 “본채용 거부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중노위의 재심판정은 위법하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대해 “사용자에게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근로자에게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며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한다.
이어 “B사가 A씨에게 보낸 본채용 거부 통보서에는 구체적으로 A씨의 업무능력, 태도, 실적 중 어떤 사유로 본채용을 거부하는지 기재돼 있지 않다”며 “B사는 통보서를 A씨에게 송부하는 이외에 A씨에 대한 수습사원 총괄평가서 등 평과 결과도 통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 적격성을 관찰ㆍ판단하고 평가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ㆍ목적에 비춰 볼 때 사용자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일반적인 해고보다 넓게 인정될 수 있다”면서도 “그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해 사회 통념상 상당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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