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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P=연합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4월2일 예고한 ‘상호관세’ 부과 후 몇몇 국가들과 양자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무역 상대국들의 관세장벽과 비관세 장벽을 모두 고려해 상호관세를 부과한 이후 ‘공정성’과 ‘상호성’을 기준으로 한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겠다는 의미다. 미국과 이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도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크 루비오 미 국무부장관은 16일(현지시간) CBS 인터뷰에서 상호관세 부과 예고를 언급하며 “우리는 기준선(baseline)을 재설정하고 이후 국가들과 잠재적인 양자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우리의 무역이 공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왜 이들 국가가 이것(상호관세)을 좋아하지 않는지 이해한다. 무역의 현 상태(status quo)가 그들에게 좋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새로운 상태를 설정할 것이고, 그들이 원한다면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루비오는 이날 캐나다와 멕시코, 유럽연합(EU) 등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관세를 고리로 거세게 공격해온 국가들만 거론했고, 한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국 역시 주요 무역 상대국이라는 점에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견해가 많다. 무엇보다 한미 간 무역에서 한국이 매년 상당한 규모의 흑자를 보고 있는 만큼, 미 정부가 새로운 기준으로 내세운 ‘공정성’과 ‘상호성’에 대해 문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때 한 차례 개정된 한미 FTA가 다시 대폭 개정되거나 아예 한미 FTA를 대체할 새로운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미국이 한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근거로 내세울 내역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요구 내용과 압박 수위는 내달 2일 국가별 상호관세에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지난 4일 2기 임기 첫 연방의회 연설에서 한국의 대미 관세가 미국보다 ‘4배’ 더 높다며 불공정성을 부각한 바 있다. 우리 정부가 한미 FTA에 따라 실효 관세율이 0.8% 수준에 불과하다고 즉각 반박했지만, 트럼프의 ‘오해’를 바로 잡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관세뿐 아니라 이른바 ‘비관세장벽’ 등 미국 기업에 부담이 되고 미국 무역적자의 원인이라고 판단되는 한국의 모든 정책 등을 문제 삼을 것으로 관측된다. △부가가치세 등 조세제도 △온라인 플랫폼 기업 독과점 규제 △미국보다 엄격한 자동차 배출 관련 인증 절차 △30개월 미만으로 한정된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외국 콘텐츠에 대한 스크린 쿼터제 등이 지목된다.
이에 따라 한국 통상 당국은 미국 측과의 지속적인 접촉과 대화를 통해 정확한 의도와 요구사항을 파악해 협상에 대비하는 게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는 지적이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본부장은 최근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호관세 부과까지 20여일 남은 상황에서 기회 닿는 대로 저뿐만 아니라 실무자들이 워싱턴을 방문해 우리 입장을 지속해서 전달할 것”이라며 “우리가 기대하는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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